- 남북정상회담·비핵화 의지로
- 김정은 통남통미 승부수 던져

- 빠르면 남북정상회담 개최 전
- 美, 탐색적인 대화 수용할 듯

- 향후 두 달간 한반도 정세 고비
- 北 비핵화 수준·과정 중대변수

‘통남통미’(通南通美).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비핵화 대화 의지를 밝힌 것은 남북 관계 개선을 통해 북미 대화로 나가려는 승부수로 관측된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북한과의 대화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남북 정상회담이 열리는 다음 달 말까지 남은 2개월이 한반도 정세를 좌우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남북 정상회담 개최 합의와 북한의 비핵화 대화 의지 표명과 관련해 지난 6일(현지시간)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북한과의 대화에서 가능성 있는 진전이 이뤄지고 있다”고 밝혔다.

김정은 위원장은 평창동계올림픽 참가 및 고위급대표단 파견 등으로 남북관계 개선 의지를 보인 바 있는데, 지난 5일 우리 측 대북특별사절단과의 면담에서 미국이 요구하던 ‘비핵화’를 언급하면서 북미 관계를 풀어가고 싶다고 트럼프 대통령에 제안한 모양새가 됐고, 트럼프 대통령 역시 이를 검토할 가치가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대북특사단 단장을 맡았던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등이 8일 미국으로 떠날 예정인 가운데 북한의 비핵화 의지를 사실상 대화의 조건으로 요구해온 미국으로선 최소한 북한과의 탐색적인 대화에는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결국 북미 대화에서 북한이 ‘비핵화 의지’를 어떻게 구체화할지가 한반도 정세에 중대한 변수가 될 전망이다.

김 위원장이 대북특사단에 밝힌 ‘한반도 비핵화 의지’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김 위원장의 진정한 의도가 무엇인지는 북미 대화 과정에서 상당 부분 확인될 가능성이 있다. 비핵화 트랙에서 진전이 없다면 남북관계에서 얻을 수 있는 성과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따라서 북미 대화가 재개되면 북한은 ‘비핵화 문제 협의’와 북미 관계 정상화를 테이블 위에 올려놓고 또 한 번의 승부수를 던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북핵 6자회담 우리 측 수석대표를 지낸 천영우 전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은 7일 “북한이 생각하는 비핵화와 우리가 생각하는 비핵화가 같은 것인지 확인해봐야 한다. 주한미군 철수를 포함해 자신들이 원하는 바를 다 얻고 나서야 비핵화에 나설 수 있다는 말인지, 비핵화와 안전보장 문제를 동시에 해나가자는 것인지 등도 따져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만약 북미 대화에서 비핵화와 관련한 돌파구가 만들어질 경우 다음 달 말 남북 정상회담은 국제사회의 지지 속에 열릴 수 있다.

하지만 북한이 ‘핵군축 협상’ 등을 제시하며 북미 대화가 성과를 내지 못할 경우 상황은 달라진다. 이미 ‘핵무력 완성’을 선언한 북한이 핵무기를 개발 중이던 2005년 국제사회에 비핵화를 약속한 6자회담 9·19 공동성명의 공약으로 돌아갈 것인지, 북미 양자 차원에서 새로운 비핵화 합의를 도출하려 할지 등도 북미 대화의 중대한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박태우 기자 yain@kookje.co.kr

◇ 한반도 정세 좌우할 두 달 주요 일정 3월7일 3월8일 3월15일  3월 중순 3월 중순~ 4월 중순      3월말 4월 초 4월 중순 4월 말 北패럴림픽  선수단 대표단 방남 정의용 안보실장 서훈 국정원장  미국 방문 北패럴림픽  선수단 대표단 귀환 정 실장 중·러 방문 서 원장 일본 방문 남북정상회담  준비 각급 실무회담 남북 정상  핫라인 개설 첫 통화 한·미연합 군사훈련  시작 남측 태권도 시범단·예술단  평양 방문 남북 정상 회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