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 비핵화 조건엔 주한미군 철수
- 대화 유인책 미국인 석방 추정

문재인 대통령의 대북특별사절단으로 평양을 방문해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을 만난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서훈 국가정보원장이 8일 2박4일 일정으로 미국으로 출발한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7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들의 방미 일정을 공식 발표했다.

이들은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 김 위원장과 나눈 대화의 구체적인 내용을 전하고 북미 대화를 촉구할 것으로 알려졌다. 또 백악관 허버트 맥매스터 국가안보보좌관이나 마이크 폼페오 미 중앙정보국(CIA) 국장 등을 접촉할 가능성도 있다.

특히 특사단 수석 특사를 맡은 정 실장이 전날 남북 합의문을 발표하면서 “미국에 전달할 추가적인 북한의 입장을 별도로 갖고 있다”고 말해 북한의 입장에 따라 미국이 북미 대화에 대한 태도를 정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청와대 관계자는 정 실장이 미국에 ‘별도로’ 전할 북한의 입장에 대해 “북미 회담에 임하려는 북한의 의지와 자세, 또는 비핵화에 대한 더 구체적인 북측의 발언을 중심으로 언론에 공개한 것 이상의 생생한 내용을 전할 것으로 보인다”고 답했다.

일각에서는 북한이 북미 대화를 추진하기 위한 구체적인 조건으로 한미연합군사훈련 중지 또는 주한미군 철수 등을 거론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북한이 비핵화의 조건으로 ‘미국의 군사적 위협 해소’와 ‘체제 보장’을 내걸었기 때문이다. 반대로 미국을 대화의 테이블로 이끌어내려는 유인책이 전달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북한이 억류한 한국계 미국인의 석방 카드, 영변 핵단지에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단 복귀 허용 등의 가능성도 거론된다.

대북특사단은 미국에 이어 중국과 러시아, 일본 등 한반도 문제 당사국들을 직접 방문해 방북 결과를 설명하고, 한반도 주변 4강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지지를 끌어낼 방침이다.

김태경 기자 tgki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