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방선거 앞두고 분열 우려
더불어민주당 부산시장 예비후보인 오거돈 전 해양수산부 장관에 대한 민주당 부산시당의 민심은 여전히 싸늘하다.
당내 유력 시장 후보인 김영춘 해양수산부 장관의 불출마가 사실상 굳어진 상황에서 지난 9일 오후 부산시당 전·현직 지역위원장 10명이 부산시의회에서 갑작스럽게 김 장관의 출마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지역위원장이 대다수가 참석하지 않아 기자회견이 아닌 성명서 배포로 대체되는 해프닝에 그쳤지만, 민주당 내에 ‘오거돈 반감’이 얼마나 큰지 보여주는 사건이다.
논란이 일자 이들은 “당내 단합을 해치는 과한 표현이 있었음을 인정하고 사과드린다”면서 발표 시간에 쫓겨 성명서에 동의한 전·현직 지역위원장이 내용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이들이 사과한 ‘과한 표현’은 ‘김영춘이 없는 부산시장 선거는 거짓이다’는 부분이다. 지역 정치권은 지역위원장들이 김 장관의 출마를 촉구하는 것은 오 전 장관을 민주당의 시장 후보로 받아들일 수 없다는 의미로 읽고 있다.
민주당 시당의 각 지역위원회를 책임지는 중책을 맡고 있는 지역위원장 10명이 오 전 장관에 대한 반감을 공개적으로 표시하면서 시장선거를 90여 일 앞두고 당내 사분오열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11일 김 장관이 결국 불출마 선언을 하면서 시장 예비후보로서 오 전 장관의 입지는 더 커졌지만 이 같은 당내 반발 기류가 선거 내내 발목을 잡을 수도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이에 대해 오 전 장관의 책임도 크다는 지적도 있다. 한 지역위원장은 “오 전 장관의 입당 과정도 그렇지만, 입당 이후에도 지역위원장 등 당내 인사와 전혀 교류가 없다”며 “시장 후보로 나서려는 분이 당원들과 소통하지 않는 것은 심각한 문제”라고 꼬집었다. 이날 돌출 회견 역시 오 전 장관에게 소통을 요구하는 압박의 한 방식이라는 시각도 있다. 윤정길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