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전 9시30분

- 文-金, 군사분계선서 첫 만남
- 의장대 호위 속 환영식장 이동

# 오전 10시30분

- 기념촬영·방명록 작성 후 회담
- 오찬은 전략 차원서 각자 가져

# 오후 2차회담

- 기념 식수·도보다리 산책 후
- 핵심 주제 합의 등 결정될 듯

# 오후 6시30분

- 평화의집 앞마당서 환영만찬
- ‘하나의 봄’ 주제 영상 관람도

27일 오전 9시30분, 문재인 대통령이 판문점 군사정전위원회 회의실 T2, T3 사이에 놓인 콘크리트 군사분계선(MDL)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맞이한다.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이날 역사적인 첫 만남에서 누가 먼저, 어떤 인사를 나눌지는 알 수 없다. 그러나 북한 최고지도자가 처음으로 MDL을 넘어 남쪽 땅에 발을 내딛는 이 역사적인 장면은 전 세계에 생중계되고, 이 장면 역시 역사에 오래 남을 것이다.

남북 정상회담 준비위원장인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은 정상회담을 하루 앞둔 26일 경기도 일산 킨텍스 메인프레스센터(MPC)에서 내외신 브리핑을 통해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정상회담 당일의 주요 일정을 발표했다.
■ 남북 정상, 분단의 상징서 첫 만남

문 대통령은 MDL에서 김 위원장을 만나 우리 전통의장대의 호위를 받으며 공식 환영식장으로 걸어서 이동한다. 오전 9시40분께 자유의집과 평화의집 사이에 있는 판문점 광장에서는 의장대 사열 등 공식 환영식이 열린다. 전통의장대와 3군 의장대는 300명의 장병으로 구성된다. 2000년과 2007년 남북 정상회담 당시 북한을 방문한 김대중 전 대통령과 노무현 전 대통령도 공식환영식에서 북측 육·해·공군 의장대를 사열한 바 있다. 의장대 사열을 마친 두 정상은 양측 공식수행원과 인사를 나누고 환영식을 마치게 된다.

우리 측 공식수행원은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서훈 국가정보원장, 조명균 통일부 장관, 송영무 국방부 장관, 강경화 외교부 장관, 정경두 합동참모의장 등 7명이다. 북측 공식수행원은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김영철·최휘·리수용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 김여정 당 중앙위 제1부부장, 리명수 총참모장, 박영식 인민무력상, 리용호 외무상,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 등 9명이다.

정상회담이 열리는 평화의집으로 이동해서는 1층에서 김 위원장이 방명록에 서명하고 문 대통령과 기념촬영을 한다. 접견실에서 사전 환담을 하고 2층 정상회담장으로 이동한 뒤 오전 10시30분부터 정상회담에 본격 돌입하게 된다.

■ ‘합의’ 따라 발표 장소·방식 달라

정상회담은 오전과 오후로 나뉘는데, 그사이 남북은 오찬을 함께하지 않고 각각 오찬·휴식시간을 갖는다. 북측은 오찬과 휴식시간을 위해 오전 정상회담이 끝난 뒤 북측으로 돌아갔다가 오후에 다시 합류한다. 오전 정상회담에서 논의된 의제와 관련해 각자의 입장을 다듬고 정리하는 시간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오후 정상회담에 앞서 양 정상은 우리 측의 제안에 따라 합의된 공동 기념식수 행사에 참석한다. 65년간 대결과 분단의 상징이던 군사분계선 위에 ‘평화와 번영’을 상징하는 소나무를 함께 심고 난 뒤에는 군사분계선 표식물이 있는 ‘도보다리’까지 친교 산책을 하며 담소를 나눌 예정이다. 두 정상의 산책에는 수행원이 아무도 따라붙지 않는다.

즉흥적이고 사업가적 기질이 다분한 김 위원장과 차분하고 진중한 성격의 문 대통령이 이 산책 시간을 통해 어떤 대화를 나눌지도 관심사다. 임 실장은 “이번 정상회담을 준비하면서 이 도보다리 확장 공사를 했다. 도보다리는 하늘색으로 칠했는데, 이는 한반도기의 색을 고려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도보다리에는 두 정상이 쉬면서 담소를 나누도록 의자와 탁자가 비치됐다.

오후에 다시 정상회담을 진행하고, 여기에서 양 정상이 어느 정도 수준에서 비핵화 등 핵심 의제에 합의할지가 결정된다. 합의 내용의 수준에 따라 평화의집 앞마당에서 발표할 수도 있지만, 간단한 서명에 그칠 수도, 실내에서 간략하게 발표할 수도 있다는 게 임 실장의 설명이다. 그만큼 정상회담 준비위는 의제의 범위를 최대한 좁히는 데 집중하는 등 실무 차원에서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준비했지만 ‘뚜렷한 비핵화 의지의 명문화’ 등 핵심적인 의제와 관련해서는 양 정상의 회담 내용을 두고 봐야 한다는 것이다.

오후 6시30분부터는 양측 수행원이 참석하는 환영만찬이 평화의집 3층 식당에서 열린다. 만찬에는 김 위원장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하는 25명 내외의 핵심 참모진이 함께할 예정이다. 환영만찬 행사 종료 후에는 평화의집 앞마당에서 환송행사가 열린다. ‘하나의 봄’이라는 주제를 담은 3D 영상이 평화의집을 스크린 삼아 분단과 냉전의 상징이었던 판문점 앞마당을 수놓는다. 영상은 한반도의 어제와 오늘, 내일을 담은 것으로 전해진다.

고양=김태경 기자 tgki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