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상 담은 PT 회담때 직접 건네
- 남북미 대화채널 긴밀 가동 지시
- “판문점 선언 비준 정쟁 없도록”

문재인 대통령은 30일 남북정상회담 준비위원회를 남북정상회담 이행추진위원회로 개편하고 범정부 차원의 후속 조치를 추진하라고 지시했다. 또 ‘판문점선언’의 국회 비준 동의 절차도 조속히 밟아 달라고 당부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30일 청와대 여민관에서 남북 정상회담 이후 처음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 입장해 기립 박수를 받고 있다. 연합뉴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청와대에서 수석·보좌관 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이같이 지시하고 “정치적 절차가 아니라 법률적 절차임을 명심해 주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어 “국회의 동의 여부가 새로운 정쟁거리가 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북미 정상회담 일정을 고려하면서 국회의 초당적 지지를 받을 수 있도록 잘 협의해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북미 정상회담 일정을 고려해 국회 비준 동의를 신속하게 받는 게 중요하지만, 자칫 이와 관련해 정쟁이 벌어지는 것으로 비쳐서도 안 되는 만큼 속도전과 입법부 설득이라는 두 가지를 다 해결하라는 뜻이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춘추관 브리핑에서 “판문점 선언에는 없지만 문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10·4 정상선언의 이행과 남북공동 조사연구사업이 시작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는 북미 정상회담이 끝날 때까지 기다리지 않아도 되는 것은 당장 실행하자는 것으로, 나중에 (대북 제재가) 풀릴 것을 대비해 남북이 어떤 경협을 할지 공동조사 연구하자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김 대변인은 “문 대통령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전화통화에서 언급한 남·북·러 3각 협력사업도 공동 조사연구에 포함하자는 취지였다”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이와 함께 북미 정상회담의 성공을 위해 미국과의 긴밀한 협의 등 정부가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해줄 것을 지시하면서 “남·북·미 간 3각 대화 채널을 긴밀히 가동하고, 국제사회의 지지 확보를 위한 노력도 병행해 달라고 당부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4·27 남북정상회담에서 한반도 신(新)경제 구상을 김 위원장에게 제안한 것으로 밝혀졌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문 대통령이 이날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김 위원장에게 신경제 구상을 담은 책자와 PT(프레젠테이션) 영상을 정상회담 때 건네줬다. 그 영상 속에 발전소와 관련한 내용이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다만 문 대통령은 “구두로 그 내용을 김 위원장과 논의한 적은 없다”고 덧붙였다고 한다. 이날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참모진은 회의 중 문 대통령에게 정상회담과 관련한 질문을 했고 문 대통령은 이에 대해 답변하는 시간도 가졌는데, 한 참모가 ‘문 대통령이 도보다리에서 발전소 문제를 얘기했다’는 보도와 관련해 질의하자 문 대통령은 이같이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이날 회의에 참석한 청와대 수석과 보좌관 등은 문 대통령이 회의장으로 들어서자 환호성을 지르며 10초가량 기립박수를 보냈다.

김태경 기자 tgki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