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당 거물급 정치인 집중유세
- 민주당도 후보들 합류해 세몰이

- 작년 대선서 ‘보수 아성’ 무너져
- 이번 승패로 정치지형 변동 예고

6·13지방선거가 중반전에 접어든 가운데 부산지역 여야의 이목이 해운대에 쏠리고 있다. 해운대는 부산을 대표하는 도시이자 최대 인구 밀집 지역이다. 국회의원 보궐선거와 함께 치러지는 ‘해운대 전쟁’에서 ‘부산 승부’가 사실상 결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은 해운대 선거에 당력을 쏟아붓고 있다. 민주당 추미애, 한국당 홍준표 대표가 경쟁적으로 이곳을 찾은 데 이어 중앙당 주요 인사들의 지원 유세가 잇따르고 있다.

민주당과 한국당은 4일에도 대충돌했다. 국회의원 보궐선거가 열리는 해운대을 지역의 반송시장에는 이날 한국당 김대식 국회의원 후보와 백선기 구청장 후보 등이 총집결해 문재인 정부 심판과 한국당 지지를 호소했다. 전국적 지명도를 가진 여성 의원인 나경원 의원도 집중 유세에 합류해 힘을 보탰다. 김 후보는 “틀림없이 우리가 이긴다. 여론조사에 현혹되지 말라. 바닥 민심은 무섭게 결집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서병수 부산시장도 이날 반송 유세로 분위기를 띄웠다.

민주당은 이날 반여시장에서 맞불을 놓았다. 윤준호 국회의원 후보와 시·구의원 후보들이 집중 유세를 벌이며 승리를 다짐했다. 윤 후보는 “한국당은 이미 전의를 상실했다. 민심이 민주당으로 넘어왔다”고 주장했다.

남은 기간에도 줄줄이 양당의 총력전이 예정돼 있다. 오는 9일 해운대에서 열리는 중소상공인살리기 협회의 ‘오거돈-윤준호 지지 선언’ 행사에는 민주당 오거돈 부산시장 후보와 윤 후보는 물론 홍순헌 구청장 후보까지 합류하는 세몰이로 승기를 굳힌다는 계획이다. 홍 후보는 “파란 물결이 해운대를 뒤덮고 있다. 24년 해운대 일당 독점 시대를 마감하고 바꿀 때가 됐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민주당 추미애 대표는 선거 막판 해운대에서 부산 유세의 마지막을 장식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당도 6일 이주영 심재철 의원 등이 해운대를 찾아 김 후보 지원 유세에 나선다. 지금까지 한국당 의원 70여 명이 해운대 유세에 동원된 것으로 전해졌다.

여야의 해운대 각축전이 갈수록 뜨거워지는 것은 해운대 승부가 사실상 부산시장 선거의 승패와 직결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해운대는 그동안 부산 보수의 아성이었다. 한국당 서병수 부산시장 후보가 이곳을 기반으로 구청장과 국회의원 4선을 했고, 부산시장 자리까지 올랐다.

하지만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에 이어 열린 지난해 5·9대선 때 해운대 민심은 급격한 변화를 보여줬다. 해운대 승패에 따라 부산 정치 지형은 근본적으로 바뀔 수 있다. 박태우 기자 yain@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