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간제한 탓 평양 도심은 생략
- 손들고 화답하며 종종 대화 나눠

북한은 18일 평양에 도착한 문재인 대통령 부부를 환영하기 위해 10만 명의 시민을 동원하고 카퍼레이드까지 했다.

문 대통령은 애초 평양 순안공항에서 김정숙 여사와 리무진에 올랐는데, 평양 시내 중심지로 들어가는 입구인 서성구역 버드나무거리부터는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오픈카에 동승해 평양시민의 연도 환영을 받았다. 연도 환영은 순안공항에서 3대혁명전시관, 영생탑, 려명거리, 금수산 태양궁전, 백화원 영빈관까지 수 ㎞에 달했다.

문 대통령의 이런 이동 경로는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의 방북 당시 연도 환영 거리와 비교하면 거리가 짧다. 김·노 전 대통령은 버드나무거리에서 평양 도심까지 두루 돌아 숙소로 향했으나 문 대통령은 평양 도심 오픈카 퍼레이드를 생략했다. 평양 도심을 다 거치기에는 거리와 시간의 제한이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정장과 한복 차림의 평양 시민은 도로 곁에 늘어서 꽃과 인공기, 한반도기를 흔들며 ‘조국통일’을 외쳤다. 21대의 오토바이 호위를 받으며 오픈카에 오른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평양 시민의 환호에 손을 흔들어 화답했다. 퍼레이드 도중 두 정상은 종종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북한에서 오픈카 연도 환영은 외국의 국가수반급 중에서도 국빈급인 경우 행해진다. 북한은 2000년 김대중 전 대통령 방북 때 60만 평양 시민을 동원해 연도 환영행사를 치렀다. 당시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순안공항에서 직접 김 전 대통령과 함께 리무진에 올라 숙소인 백화원 영빈관까지 갔다. 당시 북한은 김 전 대통령을 위해 오픈카 퍼레이드를 준비했으나 남측이 경호를 이유로 반대하면서 이뤄지지는 못했다. 2007년 노무현 전 대통령은 헌법상 국가수반인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함께 오픈카에 올라 환영을 받았다.

북한은 김일성 주석 집권 시기 방북한 외국 대통령을 연도에서 환영하는 행사를 자주 치렀다. 그러나 김정일 위원장 집권 시기 오픈카 퍼레이드는 2001년 9월 당시 방북한 장쩌민 중국 국가주석의 사례가 유일했다. 북한이 앞서 김 대통령 노 대통령 등 남측 대통령을 특별하고 최선을 다해 예우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평양·서울공동취재단=정옥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