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 대통령, 교황청 방문 때 전달

“교황님이 평양을 방문하시면 열렬히 환영하겠습니다.”
지난달 열린 평양 남북 정상회담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프란치스코(사진) 교황을 평양으로 초청하겠다는 뜻을 이같이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문재인 대통령은 오는 17~18일 교황청 공식방문 도중 프란치스코 교황을 만나 김 위원장의 초청 의사를 직접 전달한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9일 문 대통령의 17~18일 교황청 공식방문 일정을 소개하면서 이처럼 밝혔다.

김 위원장이 프란치스코 교황의 평양 초청 뜻을 밝힌 것은 평양 정상회담 중 백두산 천지에서 이뤄진 문 대통령, 김희중 대주교와의 대화를 통해서다.

문 대통령이 먼저 김 위원장에게 “프란치스코 교황이 한반도 평화와 번영에 관심이 많다. 김 위원장이 교황을 한 번 만나 보는 게 어떠냐”고 제안했고, 이에 김 위원장이 “열렬히 환영하겠다”며 적극적인 환대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김 대변인은 이 같은 일화를 문 대통령으로부터 전해들었다고 밝혔다.

아울러 김 대주교는 김 위원장에게 “스위스에서 유학생활도 오래 했으니 관광의 중요성에 대해 잘 알 것이다. 북한의 자연경관이 수려하니 스위스 때 경험을 살려서 관광사업을 하면 번창할 것”이라고 말했는데, 김 위원장이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고 김 대변인이 전했다. 김 대주교가 이어 “남북이 화해와 평화의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걸 꼭 교황청에 알리겠다”고 하자 김 위원장이 허리를 꾸벅 숙이며 “꼭 좀 전달해주십시오”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문 대통령은 프란치스코 교황과 만나 한반도 평화와 안정을 위한 축복과 지지를 재확인하고 향후 협력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오는 13~21일 프랑스 이탈리아 같은 유럽 국가를 순방하는 문 대통령은 17~18일 교황청을 공식방문한다.

김태경 기자 tgki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