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야 정치권 조속 처리 한목소리
- 법사위·행안위 심사 일정 ‘촉박’
- 원내대표들 합의로 상정 방법도

음주운전 차량에 치여 뇌사 상태였던 윤창호 씨가 끝내 숨을 거두면서 ‘윤창호법’(음주운전처벌강화법)을 조속히 처리해야 한다는 요구가 더욱 커지고 있다. 여야는 정기국회 내 처리에 합의했다. 이에 한발 더 나아가 더불어민주당의 제안대로 ‘15일 처리’가 가능할지 주목된다.

	11일 부산 해운대구 국군부산병원에서 열린 윤창호 씨 영결식에서 고인의 동료와 친구들이 운구하고 있다. 윤 씨는 군 복무 중인 지난 9월 만취 운전자가 몰던 차량에 치여 뇌사 상태에 빠졌고 음주 운전 처벌을 강화하는 내용을 담은 ‘윤창호법’의 제정 추진을 촉발했다. 서정빈 기자 photobin@kookje.co.kr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 하태경(부산 해운대갑) 의원, 민주평화당 이용주 의원 등 정치권 인사들은 11일 윤 씨의 영결식에 참석해 ‘윤창호법’ 통과를 다짐했다. 앞서 지난 10일에는 오거돈 부산시장, 부산시의회 박인영 의장을 비롯한 민주당 소속 시의원 등도 윤 씨를 조문했다.

윤창호법을 대표 발의했던 하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윤창호 씨 사망은) 음주운전과 관련해 대한민국의 의식혁명을 불러왔다. 음주운전은 단순 실수가 아니라 고의적 살인이다는 의식 변화다. 윤 씨는 갔지만 윤 씨가 남기고 간 메시지는 연내 윤창호법 통과로 무겁게 우리 사회에 자리 잡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의원도 “제가 음주운전으로 물의를 일으킨 이후에도 음주 사고가 일어났다. 국민이 음주운전에 경각심을 갖는 강력하고 실질적인 대책과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여야는 윤창호법의 처리에 대해서는 이견이 없어 연내 통과는 확실시된다. 다만, 민주당 홍영표 원내대표가 제안했던 ‘15일 처리’는 전망이 다소 불투명하다. 앞서 홍 원내대표는 지난 8일 “윤창호법은 상임위 심사를 조속히 마무리하고 15일 본회의에서 처리하자”며 제안했지만, 야권은 명확한 답을 하지 않은 상태다.

물리적으로도 15일 본회의 통과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하 의원이 대표발의한 윤창호법은 도로교통법과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일부 개정안으로 이뤄졌다. 이들 법안을 개정해 현행법상 ‘3회 위반 시 가중처벌’을 ‘2회 위반 시 가중처벌’로 바꾸고 음주수치 기준도 강화하자는 것이 윤창호법의 주요 내용이다. 도로교통법은 행정안전위원회(행안위),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법사위)소관이다. 법사위는 오는 14일 법안 심사가 예정돼 처리가 가능하지만, 행안위는 오는 19일 법안 심사 일정이 잡혀 있어 15일 본회의 전에 법안 심사를 마무리하기 곤란한 상황이다. ‘15일 처리’가 아주 불가능한 것은 아니라는 전망도 없지 않다. 하 의원 측은 “여야 간 쟁점이 없고 음주운전 처벌 강화에 대한 국민적 여론이 높아진 만큼 원내대표들이 합의해 본회의에 상정하는 방법도 있다”고 말했다.

김미희 김해정 기자 call@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