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의당 이정미·노회찬 부인 물망

- 일각선 홍준표 도전 가능성 언급
- 진보 측 단일화기구 출범도 변수

정의당 노회찬 전 원내대표의 사망으로 내년 4월 3일 국회의원 보궐선거가 치러지는 경남 창원 성산에서 ‘별들의 전쟁’이 벌어질 태세다. 집권 3년 차에 접어든 문재인 정부의 중간평가 성격까지 더해져 21대 총선 부산 울산 경남(PK) 민심의 가늠자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창원 성산은 보수세력이 강한 경남에서 ‘진보의 성지’로 불린다. 부울경 정치 지형의 축소판인 셈이다. 정의당이 사수 의지를 다지는 가운데 지역 주도권을 잡기 위해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도 물러설 수 없는 곳이다. 민주당은 승리하면 동부 경남의 ‘문풍(문재인 바람)’을 서부 경남으로 확산할 교두보를 마련할 수 있다. 반대로 한국당이 탈환에 성공하면 21대 총선 PK 재장악을 위한 계기를 마련하면서 여권에 대한 강력한 견제력을 가질 수 있다.

이 때문에 민주당과 한국당 모두 총력전을 예고하고 있다. 특히 한국당에서는 ‘김태호 차출론’이 커지고 있다. 강기윤 전 의원과 김규환 비례대표 의원 등이 거론되고 있지만 필승 카드를 내세워야 한다는 논리다. 경남지역 한국당 핵심 인사는 26일 “문재인 정부를 견제하고 다시 경남 보수층을 결집하기 위해서 창원 성산에서 반드시 승리해야 한다. 지금 경남에 구심점이 없는데 김태호 전 최고위원을 복귀시켜야 한다. 이대로 둬선 안 되고, 복귀를 위한 준비를 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 전 최고위원은 창원 성산 출마론에 대해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일각에서는 홍준표 전 대표의 출마 가능성도 제기되지만 본인은 물론 당내에서도 부정적 여론이 많은 것이 변수다.

민주당도 한국당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한국당이 ‘김태호 카드’를 낸다면 이에 걸맞은 후보를 내세워야 한다는 분위기가 강하다. 진보 후보 단일화를 위해서라도 정의당과 민중당 등 진보 진영에서 납득할 수 있는 인물을 내세워야 한다는 얘기다. 당 안팎에서는 민주노동당 대표를 지낸 문성현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위원장이 거론된다. 52년생으로 나이가 많은 점이 걸림돌이다.

창원 성산은 진보 야권도 포기할 수 없는 곳이다. 정의당은 당 차원의 특별결의를 통해 창원 성산 사수를 선언하기도 했다. 여영국 전 경남도의원이 출마 채비를 하는 가운데 노 전 원내대표의 부인인 김지선 씨와 이정미 대표의 출마 가능성도 제기된다. 민중당은 손석형 창원시당 위원장을 후보로 확정했다.

진보진영 단일화를 위한 기구도 마련됐다. 민주노총 경남지역본부가 진보진영 후보 단일화를 위해 제안한 가칭 ‘경남진보원탁회의’가 지난 22일 민주노총 경남본부에서 출범했다. 원탁회의에는 지역 진보단체와 정의당, 민중당 관계자들이 참여하고 있다.

박태우 기자 yain@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