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항보안 요원·노조에도 사과 전화
- 뒤늦은 수습에 정치적 타격 불가피

‘공항 갑질’ 사태가 일파만파로 증폭되자 더불어민주당 김정호(경남 김해을) 의원이 25일 해당 공항공사 직원에게 사과했다. 논란이 불거진 지 5일 만이다. 김해신공항 검증을 방해하기 위한 음모론까지 제기했지만 여론이 더욱 악화되자 결국 머리를 숙인 것이다.

	‘공항 갑질’로 물의를 일으킨 더불어민주당 김정호 의원이 25일 국회 정론관에서 사과 기자회견을 하며 고개를 숙이고 있다. 연합뉴스

김 의원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공항 갑질’ 논란으로 물의를 일으킨 데 대해 사과했다. 김 의원은 “저의 불미스러운 언행으로 여러분께 큰 실망을 끼쳐드리고 심려케 해서 너무나 죄송하다”고 밝혔다. 그는 국제신문과의 통화에서 사과 이유에 대해 “잘못한 거니까 사과드린다. 국민께도 사과드리는 게 맞아서 기자회견을 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김 의원은 이날 공항 갑질 사태의 피해자인 김포공항 보안 근무자인 김모 씨에게도 직접 전화를 걸어 사과했다. 김 씨는 한 인터뷰에서 김 의원이 휴대전화로 전화를 걸어와 “아들뻘인 김 씨에게 무례하게 했던 데 대해 잘못을 인정하고 피해자인 공항 근무자에게 진심으로 사과한다”며 “마음고생이 심하셨을 김 씨의 부모님과 공항 동료 직원에게도 거듭 죄송하다”는 말을 했다고 전했다. 김 의원은 피해 직원이 속한 한국노총 공공연맹 한울타리 노조 이상훈 위원장에게도 전화를 걸어 “잘못을 뉘우치고 국민에게 정중한 사과문을 내겠다”는 뜻도 전했다.

김 의원이 뒤늦게 사태 진화에 나섰지만 정치적 타격은 불가피하게 됐다. 사건 당시 김 의원이 유감을 표명했더라면 해프닝으로 끝났을 일을 두 차례 해명하면서 스스로 논란을 키웠기 때문이다. 두 차례 해명이 되레 ‘국회의원 갑질’ 이미지를 각인시켰다는 지적도 나온다. 그는 지난 22일 첫 입장문에서 “시민의 입장에서 상식적인 문제 제기와 원칙적인 항의를 한 것”이라며 해당 직원의 갑질로 덮어씌웠다.

이어 김포공항 CCTV 공개 요구가 커지자 이번에는 뜬금없는 음모론 제기로 맞섰다. 지난 24일 부울경 동남권 관문공항 검증 중간보고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번 일엔) 김해신공항 (검증)에 대한 기본적인 견제가 깔렸다. 저를 약화시켜서, 물론 문재인 대통령과 정권에 대한 공격이기도 하지만, 공항공사가 제보한 직접 동기는 이것이다”고 주장했다.

현재 김 의원의 SNS에는 ‘사과하기 전까지 보여준 언행이 너무 충격적이다’는 비난의 댓글이 이어지고 있다. 김 의원은 지난 22일 자신의 SNS에 올렸던 해명 글을 결국 내렸다. 김 의원이 전날까지 음모론을 제기하며 반성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진정성 있는 사과로 보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당에 부담 주지 말고 본인이 해결하라’는 당 차원의 지시가 있었던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김 의원은 당의 사과 요구가 있었냐는 질문에 “그렇지 않다”면서도 “당 내부의 우려가 있었다”고 말했다.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이날 김 의원에 대한 국회 윤리위원회 회부와 국토교통위원직 사임을 거듭 촉구하며 공세를 이어갔다.

김해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