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신년사는 메시지뿐 아니라 형식도 예년과 달랐다. 짙은 남색 바탕에 줄무늬가 그려진 양복 차림에 푸른빛이 감도는 넥타이를 맨 김 위원장은 1인용 소파에 앉아 30분간 1만3000자에 육박하는 신년사를 낭독했다.A4용지로 만든 대본을 참고하며 신년사를 읽어 내려가는 내내 김 위원장은 소파에 등을 기대지 않고 소파 끝에 걸터앉아 있는 듯 보였다. 시선은 정면이 아니라 비스듬한 곳을 향했다. 이날 오전 9시 조선중앙TV로 공개한 이번 신년사 영상은 언제 녹화한 것인지 알 수 없으나, 김 위원장이 발언을 시작할 때 집무실에 놓인 시계는 0시5분을 가리키고 있었고 신년사를 시작한 지 8분이 지났을 때부터 시간을 확인할 수 없게끔 시계가 모자이크 처리됐다.

특히 올해는 중앙TV가 이례적으로 김 위원장이 신년사 발표를 위해 노동당 중앙청사에 입장하는 장면부터 공개됐다. 이런 연출은 김 위원장의 과거 신년사 발표 영상에서는 찾아볼 수 없다. 김 위원장은 2013년부터 2018년까지 6년 연속 신년사를 육성으로 발표하며 청중이 화면에 잡히지 않는 강당에서 홀로 마이크 여러 대를 일렬로 세워놓은 채 연설해왔다. 이는 공식 행사에 부인 리설주 여사를 동행하거나, 2017년 신년사 발표 때부터 양복을 입는 등 ‘정상국가 지도자상’을 지향하는 김 위원장의 의지가 방송 연출방식에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김용현 동국대 교수는 “안정감 있고 자연스러운 이미지를 부각했다는 점에서 이번 신년사 형식이 매우 파격적이었다”며 “김 위원장 뒤로 김일성 주석, 김정일 위원장의 사진을 걸어놓은 것도 특이했다”고 평가했다. 김해정 기자

김정은 신년사 비교 연도 주요 내용 2017 대륙간 탄도미사일 시험발사 마감 단계 등 핵·군사강국 이룩 2018 핵 단추 언급 등 대미 압박 핵무기 배치 시사.  평창올림픽 대표단 파견용의 및 남북당국 만남 언급 2019 완전한 비핵화 의지 천명.  2차 북미 정상회담 용의 시사. 미국이 제재·압박 유지 시 새로운 길 모색 가능성 언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