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8일 상정안 다시 논의키로

- “5·18 망언은 헌법정신 부정
- 나라 근간을 무너뜨리는 일”
- 문 대통령, 공개석상 작심비판

국회 윤리특별위원회는 18일 위원장 및 여야 3당 간사회의를 열어 ‘5·18 망언’ 파문을 일으킨 자유한국당 일부 의원에 대한 징계안 상정 문제를 논의했으나 합의에 이르지는 못했다. 윤리위는 20대 국회 들어 지금까지 단 한 건의 징계안도 가결하지 못하면서 자정 능력을 잃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국회 윤리특별위원회 소속 자유한국당 김승희(왼쪽 세 번째부터) 간사, 자유한국당 박명재 위원장, 더불어민주당 권미혁, 바른미래당 이태규 간사가 18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여야 3당 윤리특위 회의를 하고 있다. 이용우 기자 ywlee@kookje.co.kr

한국당 소속인 박명재 윤리특위 위원장은 “국회 윤리위는 다음 달 7일 오후 2시에 전체회의를 열고 윤리위에 회부된 징계 안건을 처리하기로 했다”며 “윤리위 전체회의 개최와 함께 상정할 안건을 구체적으로 논의하기 위해 오는 28일 오전 8시 간사회의를 열어 상정 안건을 확정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날 회동에서 윤리특위에 상정할 안건 범위를 두고 견해 차이를 보였다. 더불어민주당은 5·18 망언 논란을 부른 한국당 김진태 김순례 이종명 의원에 대한 징계안을 ‘우선 처리’하자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한국당은 재판거래 의혹을 받는 민주당 서영교 의원, 목포 부동산 투기 의혹에 휘말린 무소속 손혜원 의원 등에 대한 징계안까지 ‘일괄 처리’하자고 맞섰다.

국회 윤리위의 이 같은 늑장 처리를 두고 ‘제 식구 감싸기’라는 비판이 나온다. 국회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20대 국회 들어 윤리위로 넘겨진 의원 징계요구안은 모두 29건으로, 이 중 3건은 자진 철회돼 26건의 징계안이 계류 중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5·18 망언 파문과 관련, “우리의 민주화의 역사와 헌법정신을 부정하는 것이고 결국 민주주의를 훼손하고 나라의 근간을 무너뜨리는 일”이라는 입장을 처음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청와대에서 수석·보좌관 회의를 주재하는 자리에서 “국회와 정치권 일각에서 5·18민주화운동을 폭동이라거나 북한군이 남파되었다는 등의 주장을 하며 왜곡하고 폄훼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문 대통령이 공식 석상에서 5·18 망언에 대해 작심 발언을 한 것은 5·18 역사에 관한 훼손을 용납하지 않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문 대통령은 5·18민주화운동이 국회가 제정한 법률을 통해 민주화 운동으로 규정됐고, 희생자와 공헌자를 민주화 유공자로 예우하게 됐다는 점, 1997년부터 5·18이 민주화운동 국가기념일이 됐다는 점 등을 일일이 언급하면서 “국회 스스로 부끄러워해야 할 자기 부정”이라고 지적했다.

문 대통령은 “표현의 자유와 관용이 민주주의를 파괴하거나 침해하는 주장과 행동에까지 허용될 수는 없다”며 “너무나 많은 희생을 치렀고 지금도 아픔이 가시지 않은 민주화 운동을 대상으로 오직 색깔론과 지역주의로 편을 가르고 혐오를 불러일으켜 정치적 이익을 얻으려는 행태에 국민이 단호하게 거부해주시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김태경 김해정 기자 tgki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