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4월 제21대 국회의원 선거를 1년여 앞두고, 부산 기장군에 조기 총선 바람이 분다. 지역 기반이 두터운 3선 현직 군수의 사퇴설이 도는 가운데 유력 출마 예상자들은 정책 피력에 여념이 없다.

	오규석 기장군수가 지난 1월 청와대 사랑채 부근 분수대앞에서 동남권 원전해체연구소 기장군 내 유치를 촉구하며 피켓을 들고 1인시위를 벌이고 있다. 이용우기자

20일 지역 정치권에 따르면 최근 오규석 기장군수가 총선 출마를 위해 오는 12월 15일 군수 직에서 사퇴할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선거법상 내년 4월 15일 총선 후보 등록을 위해서는 지자체장은 출마 4개월 전 사퇴해야 한다. 그런데 ‘오 군수 측이 사퇴 날짜를 공공연히 말하고 다닌다’는 소문이 돌자 기장을 중심으로 지역의 총선 정국이 시작된 게 아니냐는 해석이 제기됐다.

이와 관련해 오 군수 본인은 “(사퇴설은) 모르는 일이다. 하루하루 최선을 다할 뿐이다. 아직 아무 생각이 없다”며 소문을 일축했다. 하지만 최근 오 군수가 원전해체연구소 수출용신형연구로 경로당 등 크고 작은 사업에 속도를 내는 게 총선을 염두한 움직임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군의 한 직원은 “군수가 준비 중인 사업의 빠른 착수를 요구한다”며 “총선을 앞두고 급해진 것 같다”고 사퇴설에 힘을 실었다.

	더불어민주당 최택용 기장군 지역위원장이 지난 17일 부산 기장시장 일대에서 동남권원자력의학원 내 응급의료 시설 지원의 필요성을 홍보하는 자전거 투어를 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제공

이런 분위 속에서 각 정당의 출마 예상자들도 분주하다. 자유한국당에서는 현역인 윤상직 의원이 지난해 불출마 선언을 하면서 정승윤 기장군 당협위원장이 지난 15일 탈원전, 미세먼지 관련 정책 콘서트를 하는 등 출마 채비에 나섰다. 정 위원장은 법조인 출신의 부산대 로스쿨 교수로, 에너지포럼21을 이끄는 원자력 법 분야 전문가다. 정 위원장은 “콘서트가 3개월 전 포럼 차원에서 계획된 것인데, 공교롭게 총선 분위기와 맞물렸다”면서도 다음달께 정책 콘서트를 통한 총선 행보를 예고했다. 그는 “도시계획 전문가들과 원전 문제로 시달려온 주민의 삶을 쾌적하게 할 메가 프로젝트를 준비 중”이라고 귀띔했다.

더불어민주당의 후보로 거론되는 최택용 지역위원장은 기장읍 일대에서 매일 1인 시위 형태의 자전거 투어를 16일째 하며 지역 대형 의료기관인 동남권원자력의학원 응급 환자 치료 인프라 확충의 필요성을 주민에게 설명 중이다. 최 위원장은 지난해 지역위원장에 선임되면서 오 군수를 견제할 대항마로 거론된 인물이다. 최 위원장은 “군 내 응급의료센터가 없어서 지역의 응급환자가 해운대 백병원에 가야 한다. 의학원에 응급 의료 지원이 제대로 될 때까지 투어를 할 예정”이라고 피력했다.

최 위원장은 또 지난 16일 ‘원전해체연구소 유치 관련 토론회’를 오 군수에게 제안하는 내용의 현수막을 지역 곳곳에 걸었다가 군 측이 철거하자 반발했다. 이승륜 기자 thinkboy7@kookje.co.kr

	자유한국당 정승윤 기장군 당협위원장이 지난 16일 부산 동남권원자력의학원에서 ‘미세먼지와 탈원전 관련 정책 콘서트’를 하고 진행하고 있다. 이승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