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홍영표 “출마 가능성 검토해야”
- 이해찬 “본인의 의지가 중요”
- 조 수석 나오면 전략 바뀔 듯

더불어민주당에서 ‘조국 차출론’이 불붙었다. 더불어민주당 부산시당이 공식 제기한 데 이어 민주당 지도부도 가세했다. 내년 21대 총선 부산 울산 경남(PK) 선거에 대한 위기감 때문으로 분석된다. 청와대 조국 민정수석이 총선 출마를 결심하면 민주당은 부울경 전략을 새롭게 마련할 것으로 전망된다.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16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이용우기자

민주당 홍영표 원내대표는 16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조 수석의 차출 가능성에 대해 “저는 그런 가능성에 대해서는 검토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조 수석이) 영원히 (수석을) 하는 것은 아니지 않느냐. 당으로서도 청와대로서도 여러 가지 고민을 하면서 (조 수석의 거취 문제를) 정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당 지도부가 조 수석의 총선 차출 가능성을 공개적으로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민주당에서 ‘조국 역할론’이 갈수록 커지는 것은 부울경 총선에 대한 위기감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2016년 20대 총선 때 처음으로 보수정당 1당 독점 체제를 깬 이후 2017년 5·9대선, 지난해 6월 지방선거 등 최근 부울경 선거에서 잇달아 승리했다. 하지만 최근 PK 지역에서 여권에 대한 여론이 심상치 않아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각종 여론조사를 보면 부울경에서 민주당과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부정 평가가 긍정 평가를 앞서는 상황이다.

PK 선거를 이끌 구심점이 없다는 점도 ‘조국 차출론’에 힘이 실리는 배경이다. 문 대통령의 지지율 추이가 낙관적이지 않은 상황에서 문 대통령을 대신할 수 있는 PK 출신 인물도 없다. 김경수 경남도지사는 구속 상태이고, 다른 여권 잠룡은 PK 출신이 아니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경남 창녕 출신이지만, PK와의 고리가 약하다는 시각이 많다. 민주당으로서는 조 수석 외의 대안을 생각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조국 효과’가 부울경 판도를 바꿀 것이라는 기대감도 깔린 것으로 분석된다. ‘조국 차출론’으로 야권의 인사 참사 책임 공세를 막아내려는 의도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당과 지역의 요구가 커지고 있는 만큼 조 수석이 어떤 식으로든 입장을 표명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시간을 끌면 끌수록 부울경 선거 전략에 혼선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민주당 이해찬 대표는 국회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조국 차출론’에 대해 “본인의 의지가 있느냐 없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선거는 차출하는 게 아니다. 본인이 의지를 갖고 정치를 하겠다고 하면 하는 것이지 어디 사람을 차출해다가 쓰나. 차출이라는 표현은 적절하지 않다”고 했다. 박태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