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홍 “국회 회의 방해 땐 5년 이하 징역
- 유야무야 끝나는 일 결코 없을 것”

- 나 “전원 고발돼도 투쟁 안 멈출 것”
- 문희상·김관영 직권남용 혐의 고발

선거법과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법의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을 두고 여야가 ‘육탄전’을 벌인 데 이어 ‘무더기 고발전’으로 확전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회의를 방해한 국회선진화법 위반 혐의로, 한국당은 패스트트랙 지정을 막는 과정에서 폭력을 행사했다며 공동상해 혐의로 맞고발했다.

자유한국당 소속 의원들이 28일 오후 국회 행안위 회의실 앞에서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26일 새벽 국회 의안과 앞에 등장한 해머를 민주당 관계자가 운반해 사용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용우 기자

민주당 홍영표 원내대표는 28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회의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국회선진화법에 따라 우리 당이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를 비롯한 관계자를 고발 조치했다”며 “증거 자료들을 첨부해 29일 추가로 또 고발하겠다”며 강경 대응을 예고했다. 홍 원내대표는 “과거처럼 여야가 고발 조치하고 유야무야 끝나는 일은 결코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지난 26일 민주당은 국회 회의장에 들어가지 못하게 폭력을 행사하고 방해했다며 국회법 166조 1항 위반 혐의로 나 원내대표를 비롯한 한국당 의원 18명을 검찰에 고발한 바 있다. 국회선진화법이라 불리는 국회법 166조 1항에는 ‘국회 회의를 방해할 목적으로 회의장이나 그 부근에서 폭력 행위를 하거나 회의장 출입, 공무집행을 방해한 사람은 5년 이하 징역, 1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돼 있다.

한국당은 맞고발로 반격했다. 민경욱 대변인은 이날 서면 논평에서 “국회 의사당에서 한국당 소속 의원과 보좌진에게 폭력을 행사한 민주당 홍영표 원내대표를 포함한 17명을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공동상해) 등 혐의로 전날 서울중앙지검에 고발장을 제출했다”고 밝혔다. 피고발인은 민주당 홍 원내대표를 비롯한 17명이다.

민 대변인은 “홍 원내대표 등 민주당 의원 다수는 지난 25일 밤부터 26일 새벽까지 국회 본관 701호실 앞에서 한국당 의원과 보좌진에게 폭력을 행사했다”며 “속칭 ‘빠루’(노루발못뽑이), 공사용 해머 등으로 국회의 기물을 부순 혐의도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국당은 문희상 국회의장과 바른미래당 김관영 원내대표에 대해서도 사개특위 위원인 오신환 권은희 의원을 채이배 임재훈 의원으로 교체(사보임)한 혐의(직권남용)로 각각 고발했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우리는 불법에 저항하기 위해 단순 연좌시위를 했다. 분명히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고 생각한다”며 “한국당 의원 전원이 고발된다고 해도, 투쟁을 멈추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한국당은 국회 행정안정위원회 회의장 문을 훼손한 공사용 해머를 국회로 반입·반출한 사람이 민주당 관계자라고 주장하며 추가 고발을 예고했다.

민주당과 한국당은 이날도 국회에서 비상근무 태세를 유지하며 대치를 이어갔다. 앞서 한국당은 지난 27일 서울 광화문에서 패스트트랙을 저지하기 위한 대규모 집회를 열었다. 황교안 대표는 이날 장인상을 치른 뒤 집회에 참석해 “선거법 개정안을 패스트트랙에 억지로 태워 자기들에게 유리한 선거판을 만들려고 하고 있다”며 “우리는 이런 야만 행위를 통해 패스트트랙이 통과되지 않도록 국회에서 정의로운 투쟁을 벌이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해정 기자 call@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