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청문회가 열린 6일에도 청와대와 여권은 조 후보자 사수를 위한 검찰 때리기에 나섰다.
전날 여권은 조 후보자에 대한 검찰의 수사에 대해 “정치적 행위”라고 비판했고, 검찰은 청와대까지 겨냥해 “수사에 개입하지 말라”고 공개적으로 반발했다. 검찰이 청와대의 수사 개입으로 본 대목은 청와대 고위 관계자가 한 언론과의 전화 통화에서 조 후보자 딸의 동양대 총장 표창장과 관련해 “그 당시 표창장을 주라고 추천한 교수를 찾은 것으로 파악했다. 내일 청문회에서 그것에 대해 해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 것을 가리키는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는 “지금까지 수사에 개입한 적도 없고 검찰의 수사에 대해서도 언급하지 않았다”고 즉각 반박했다.
그러나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청문회 당일 오전 조 후보자에 대한 검찰 수사에 대해 “20~30군데를 압수 수색을 하는 것은 내란음모 사건을 수사하거나 전국 조직폭력배를 일제소탕하듯이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조 후보자의 법무부 장관 임명을 반대하는 검찰이 조 후보자를 낙마시키기 위해 수사를 하고 있다는 것이 청와대의 시각으로 해석된다.
전날 조 후보자의 부인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가 검찰 압수수색 전에 컴퓨터와 자료를 외부 반출한 정황이 알려진 것이나 조 후보자 딸의 고등학교 생활기록부 유출 등의 배후에 검찰이 있다는 의미다. 그러면서도 박상기 법무부 장관이 조 씨의 생기부 유출 경위를 조사하라고 지시한 것에 대해서는 “조 씨의 (입학의혹 관련) 수사에는 특수부 검사 수십 명이 동원됐는데 (생기부 유출 의혹과 관련해) 장관이 지시하기 전까지 (검찰은) 가만히 있는 것은 범죄에 눈 감는 것”이라고 밝혔다.
청와대의 이 같은 기류는 이날 청문회 여당 의원들의 발언과도 일치했다. 더불어민주당 박주민 의원은 “청문회 기간 중 정보기관이 선택적 정보를 흘렸다. 조 후보자 딸 생기부 유출 경위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조 후보자의 법무부 장관 임명을 찬성한다는 입장을 밝힌 무소속 박지원 의원도 동양대 총장 표창장 사진을 자신이 갖고 있다고 조 후보자에게 보여주며 자료 유출 경위에 대한 의구심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표창장 사진을 법사위에 제출할 수 있냐”고 물었고, 조 후보자는 “논의해보겠다”고 답했다.
앞서 청와대 관계자는 조 후보자에 대한 검찰 수사를 노무현 대통령의 ‘논두렁 시계 사건’에 비유하며 “검찰이 수사를 하다가 성과가 없고 자기들의 목표를 이루기 힘들어질 때 하는 게 언론 플레이”라고 비판한 바 있다.
검찰에 대한 청와대와 여권의 비판과 관련해 여야는 각기 다른 입장을 표명했다. 민주당 이해식 대변인은 이날 “검찰이 조 후보자 임명을 반대하기 위한 정치적 의사를 관철하기 위해 수사권을 행사한다면 그것은 수사가 아니라 대통령의 헌법적 권한에 도전하는 행위로 비판받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한국당 전희경 대변인은 구두 논평에서 “윤석열 검찰총장을 추켜세웠던 청와대와 집권여당이 조 후보자에 대한 수사가 시작되자 검찰에 대한 명시적 협박과 수사권 침해에 나섰다”고 비판했다.
바른미래당 김정화 대변인은 논평에서 “‘위선자 조국’을 ‘순교자 조국’으로 만들기 위해 검찰을 대놓고 국가를 전복하려는 ‘폭동 세력’으로 몰아가는 청와대의 외압이 경악스럽다”며 “이쯤 되니 청와대는 품행이 천박하고 못된 짓을 일삼는 양아치와 다를 바 없는 ‘청아치’”라고 주장했다.
정의당 유상진 대변인은 구두 논평을 통해 “국민들은 촛불로 만들어진 문재인 정부가 사법개혁을 완수할 것이라고 기대한다”며 “그러나 법무부 장관 후보자 청문회와 임명 과정을 앞두고 검찰과 청와대가 대립하는 모습은 국민들의 기대에 찬물을 끼얹는 격”이라고 비판했다.
민주평화당 홍성문 대변인은 논평에서 “청와대와 민주당은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 검찰총장’에게 충성을 강요하는 것인가”라며 “‘살아있는 권력에 대해서도 눈치보지 말라’는 문 대통령의 주문은 공수표가 됐다”고 주장했다.
‘변화와 희망의 대안정치연대’(대안정치) 김정현 대변인은 논평으로 “청와대의 검찰 공격이 도를 넘었다. 청와대의 이런 태도는 ‘조국 지키기’에도 하등 도움되지 않는다”며 “청와대의 누가 이런 초보적 정무판단도 못하는지 밝혀 책임을 물어야 하고, 최종적으로는 문 대통령이 책임져야 한다”고 말했다. 김태경 기자 tgkim@kookje.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