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당 지도부-현장 괴리 실감
- “안 바꾸면 총선 필패” 여론
- 자진사퇴 안하면 경선 가닥
“중앙당에서 생각하는 것보다 지역 현역 의원에 대한 교체 요구가 훨씬 높았다.” 2주에 걸쳐 부산 현역 및 원외 위원장에 대한 당무감사를 벌인 자유한국당 관계자들이 잇따라 총평을 내놨다. 한국당이 4년 전과 마찬가지로 내년 총선 때 인적 쇄신에 실패하면 또다시 참패할 것이라는 관측이 커진다.
27일 한국당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한국당 당무감사팀은 지난 한 주 부산 현역 의원이 위원장으로 있는 당협을 당무감사했다. 전주에는 부산 원외 위원장 당무감사를 진행했다. 특히 당무감사팀은 현역과 원외 위원장에 대한 지역 당원의 평가를 심도 있게 들여다본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당 관계자는 “부산 현역 중에서는 중진과 초·재선을 가리지 않고 교체 여론이 높았다. 중앙당에서 예상한 것보다 현장의 당원 여론은 훨씬 더 좋지 않았다”고 전했다. 구체적으로는 서부산과 동부산 일부 현역을 제외하면 대체로 교체해야 한다는 여론이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 당심은 중앙당 지도부의 판단과는 정반대였다. 황교안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는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공천 가산점’ 등 현역 기득권을 인정하는 입장을 밝혔다가 당 안팎의 거센 역풍을 맞고 있다. 당 지도부가 현역 물갈이를 최소화하면 20대 총선 부산 참패가 재연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황 대표는 당 안팎의 비판이 커지자 “가산점에 대해 생각해 본 바 없다”고 물러섰다.
부산 원외 위원장의 교체도 불가피하다고 파악됐다. 특히 동부산과 남부산, 서부산 일부 원외 위원장은 조직 관리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이 총선 본선 경쟁력을 제대로 갖추지 못했다는 회의론도 적지 않다고 한국당 관계자는 전했다. 또 다른 한국당 관계자는 “당협이 붕 떠 있는 상태” “경쟁력은 없는데 대안도 마땅치 않은 상황”이라며 이들 원외 위원장에 대한 평가를 전했다.
황 대표 측근 그룹에서는 ‘현역 물갈이’와 관련, 자진 사퇴를 유도하되 안 되면 경선을 치르는 방향으로 의견을 모았다. 황 대표의 한 측근은 “지금 부산지역 분위기만 본다면 부산 현역과 신인 간 경선을 붙이면 현역이 승리하기 쉽지 않을 것이다. 잡음을 최소화하면서 현역을 물갈이하기 위해서는 이 방법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구청장 출신이나 비례대표 출신 의원이 지역 현역과 경쟁을 벌이는 곳이 있는데, 현역이 유리하다고 보기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국당은 이번 달 말 1차 인재 영입 대상을 발표하고, 총선기획단을 발족할 계획이다.
박태우 기자 yain@kookje.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