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근혜 탄핵입장 놓고도 이견
- 변혁 “이런 식이면 통합 못한다”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 비당권파인 ‘변화와 혁신을 위한 비상행동(변혁)’의 보수통합 논의가 시작부터 삐걱대고 있다. 한국당이 보수통합추진단장으로 내정한 원유철 의원에 대해 변혁은 친박(친박근혜)계 인사인데다 비리 혐의를 받고 있다며 부정적 입장이다. 한국당과 변혁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에 대해서도 입장이 다르다.

	나경원(왼쪽 두 번째)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10일 국회에서 열린 예산 정책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오른쪽 사진은 바른미래당 ‘변화와 혁신을 위한 비상행동’ 신당기획단 공동단장인 유의동(오른쪽), 권은희 의원이 이날 서울 여의도 한 식당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는 모습. 이용우 기자 연합뉴스

한국당은 5선의 원유철 의원을 보수통합을 논의할 추진단장에 내정한 것으로 10일 알려졌다. 한국당은 이르면 이번 주 보수통합추진단을 출범시킬 예정이다. 원 의원은 최근 바른미래당 정병국 의원, 무소속인 원희룡 제주지사 등을 만나 보수통합에 대한 의견을 교환하고, 보수통합에 대한 황 대표의 의지를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당이 원 의원을 내정한 것은 변혁의 유승민 대표, 우리공화당 조원진 공동대표 등과 인연을 고려한 것으로 분석된다. 원 의원은 지난 2015년 2월 유 대표가 새누리당 원내대표에 당선됐던 당시 정책위의장 러닝메이트로 뛰었다. 같은 해 7월 유 대표가 사퇴한 뒤 원 의원은 원내대표를 이어받았고 조 공동대표를 원내수석부대표로 지명한 바 있다.

하지만 한국당은 원 의원이 유 대표와 악연으로 얽혀있다 점을 간과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박 전 대통령이 원내대표였던 유 대표를 축출했을 때 원 의원이 친박계에 투항하며 러닝메이트 관계가 깨졌기 때문이다. 원 의원을 둘러싼 자격 논란도 일고 있다. 그는 뇌물수수 혐의로 1심 재판을 앞두고 있다. 이 때문에 한국당이 메신저로 정한 원 의원에 대한 유 대표 측의 반대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변혁 관계자는 “퇴출 대상에게 보수통합 산파 역할을 맡겼다”고 비판했다.

탄핵에 대한 양 측의 입장도 애매하다. 유 대표는 ‘탄핵의 강을 건너자’는 자신의 원칙에 대해 “헌법적 판단이 내려지고 역사 속으로 들어간 탄핵 문제에 대해서 절대 인정을 못 하겠다는 태도를 견지한다면 제가 말하는 보수 재건의 원칙에서 벗어나는 것”이라고 말했다. 탄핵을 인정해야 한다는 의미다. 하지만 한국당 황교안 대표는 “탄핵에 대해 묻지 말자”는 입장이다.

변혁의 신당추진 기획단 공동단장인 권은희·유의동 의원은 이날 기자들과의 오찬 간담회에서 “유승민 전 (바른미래당 공동)대표는 개혁보수의 길을 지향점으로 삼아 뚜벅뚜벅 가고 있다. 자유한국당과의 통합은 없다”고 밝혔다. 보수통합 논의 과정에서 주도권을 잡겠다는 의도로 읽힌다.

김해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