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필리핀의 트럼프’ 두테르테
- 보라카이섬 6개월 폐쇄 등 화제

- 미얀마 민주화운동 상징 수지
- 소수민족 탄압 묵인으로 궁지

2019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가 개막하면서 부산을 찾는 세계적인 ‘셀럽(유명인사)’의 면면에도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들의 움직임 하나하나가 전 세계적인 뉴스가 되는 만큼 이번 정상회의 기간 어떤 행보를 보일지에 관심이 모인다.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방한한 아웅산 수지 미얀마 국가고문이 24일 김해공항에 도착해 이동하고 있다. 오른쪽은 이날 문재인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위해 청와대를 찾은 하사날 볼키아 브루나이 국왕. 연합뉴스

세계적인 부호로 알려진 하사날 볼키아 브루나이 국왕은 24일 오전 방한해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졌다. 2000년 아시아유럽정상회의(ASEM), 2014년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국빈 방한 때 자신의 전용기를 직접 조종해 화제를 모은 볼키아 국왕은 이번에도 직접 전용기를 몰고 온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평소 면허 유지에 필요한 비행 시간을 채우기 위해 전용기를 조종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늘을 나는 궁전’이라는 별명의 볼키아 국왕 전용기는 구입 당시 가격이 4600억 원에, 인테리어 비용으로만 1500억 원 이상이 든 것으로 알려졌다.

두테르테(왼쪽), 짐 로저스

‘필리핀의 트럼프’로 불리는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은 각종 기행으로 국내에 잘 알려진 외국 정상이다. 그는 매년 200만 명의 관광객이 찾고, 연간 1조2000억 원의 돈을 벌어들이는 보라카이섬을 ‘시궁창’으로 표현하며 6개월 동안 폐쇄해 화제를 모았다. 지난해 6월 문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위해 방한한 그는 필리핀 교민 행사에서 한 여성 참가자에게 “키스해주면 책을 선물하겠다”고 한 뒤 실제 키스를 해 논란을 일으켰다. 문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진 자리에서도 상의 안으로 멜빵을 넣어 입거나, 주머니에 손을 꽂은 채 문 대통령과 나란히 걷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부산을 찾는 재계 인사 중에는 짐 로저스 로저스홀딩스 회장이 단연 눈에 띈다. 워렌 버핏, 조지 소로스와 함께 세계 3대 투자자로 꼽히는 그는 “통일 이후 남북 경제통합이 이뤄지면 세계 2위 경제대국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하는 등 수년째 ‘북한 대박론’을 펼치고 있다. 이번 정상회의 기간 로저스 회장이 부산의 성장 가능성 등에 대해 발언할 경우 파급력이 상당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실제 지난 4월 부산을 찾은 로저스 회장은 한 강연에서 “남북 경제협력이 재개되면 한국경제도 크게 성장 탄력을 받을 것”이라며 “한국이 새로운 관광대국으로 부상하는 한편 부산도 다양한 산업에서 시너지 효과를 얻어 다시 역동적인 도시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25일 한·아세안 CEO 서밋에서 ‘글로벌 무역환경의 변화와 아세안의 역할’을 주제로 발표한다.

이 밖에 미얀마 민주화운동의 상징으로 추앙받았으나 최근 소수 무슬림 민족을 탄압했다는 비난을 받고 있는 아웅산 수지 미얀마 국가고문과 아시아 경제 전문가이자 세계적인 비즈니스 리더들로부터 신뢰받고 있는 저널리스트 조 스터드웰 등도 부산을 찾는다.

이병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