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민임대주택 비율 확대 주문도
- “해상풍력단지 사업 중단해야”
부산시의회가 4일 박형준 부산시장 등 시 집행부를 상대로 이틀째 시정질문을 이어갔다. 전날과 마찬가지로 박 시장을 향한 공세의 수위는 높지 않았지만, 일부 의원은 ‘요즈마그룹 창업펀드’ 등 박 시장의 공약을 집요하게 파고들었다.
이날 첫 번째 질의자로 나선 도시환경위원회 고대영 의원은 “새 시장이 취임하자마자 재건축·재개발 추진 정책 기조가 바뀌었다. 과도한 난개발을 막기 위해 수립된 정책을 2년도 채 안 돼 뒤집으면 시민은 행정의 정책 일관성을 불신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박 시장은 취임 후 재개발·재건축 규제를 완화하고 절차를 간소화해 사회적 비용을 줄이겠다는 정책을 발표했다. 박 시장은 “규제 전체를 완화하겠다는 의미가 아니다. 원도심과 서부산 지역에는 재개발·재건축을 통한 주택 공급이 필요하지만 강한 규제에 묶여 적시에 공급되지 못한 만큼 이를 완화하자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교육위원회 이정화 의원은 “부산의 국민임대주택 비율이 낮다. 타 시도처럼 ‘주택사업특별회계’를 통해 서민의 주거 안정과 복지에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주문했다. 박 시장은 “어려운 분들에게는 공공임대주택을 공급하고, 중산층은 땀으로 주택을 가질 수 있는 정책을 펼치겠다”고 답했다.
복지안전위원회 김광모 의원은 해운대 청사포 해상풍력단지 사업에 대해 “최근 해운대구가 이 사업과 관련해 집단 민원이 있어 주민 수용성을 확보하기 전에는 사업을 추진할 수 없다는 내용의 공문을 부산시와 산업부에 발송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정치공방을 할 생각은 없다. 여야 모두가 힘을 합쳐 해상풍력단지 사업을 막아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박 시장은 “신재생 에너지를 확보하는 것은 시 차원의 중요한 전략적 사업”이라면서도 “여야 모두 반대하고 주민 반대도 심하기 때문에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겠다”고 답했다.
도시환경위원회 이성숙 의원은 엄궁대교 실시설계 과정에서 철새 서식지에 대한 검토가 부적절했다는 점을 지적했다. 박 시장은 “향후 추진 과정에서 충분한 검토가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기획재경위원회 곽동혁 의원은 지역화폐 동백전의 사용 범위 확대 및 지역 재투자 촉진 정책 마련을 주문했다.
마지막 질문자로 나선 행정문화위원회 정상채 의원은 요즈마그룹과의 창업펀드 조성 협약 과정에 대해 물고 늘어졌다. 정 의원은 “최근 시 차원에서 진행된 협약이 공약에 따른 것이 아니라 캠프 내 조직인 데우스밸리 사업단이 선거 기간 체결한 협약에 기반하고 있다”면서 “박 시장이 공직에 들어와서 사적인 계약을 이행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박 시장은 “창업 기반을 확대하기 위해 대규모 펀드 조성이 필요해 요즈마그룹과 협약을 맺은 것”이라며 “협약은 후보 때 사적으로 맺은 계약이 아닌 공약 사항”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려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유의하겠다”면서도 “최근 체결한 협약은 포괄적인 것으로, 구체적인 구속력이 있는 내용은 없다”고 설명했다.
이병욱 기자 junny97@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