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과 경기가 6·1 지방선거의 격전지로 떠오른 반면 부산은 잠잠하다. 더불어민주당은 김영춘 전 해양수산부 장관의 불출마 선언으로 인물난이 더 심해졌다. 국민의힘에선 박형준 부산시장의 재선 도전에 맞설 중량감 있는 인사가 눈에 띄지 않는다. 지난해 4·7보궐선거에서 예비후보들이 난립했던 때와는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지난해 부산시장 후보 유세를 지켜보는 유권자들. 국제신문 DB

●부산은 중량급 후보 적어

3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 부산시장 후보군은 변성완 전 부산시장 권한대행이 유일하다. 현역인 뱍재호·최인호·전재수 의원은 출마 의사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보궐선거에서는 김 전 장관·변 전 대행과 박인영 전 부산시의회 의장 등 3명이 각축을 벌였다.

국민의힘은 박 시장을 제외한 후보군이 잘 보이지 않는다. 출사표를 던진 현역의원도 없다. 지난해 보궐선거에서는 ▷이진복·이언주·박민식 전 의원 ▷박성훈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 ▷전성하 LF에너지 대표를 포함해 총 9명이 공천을 신청했었다.

민주당은 경남지사·울산시장 후보군도 그리 많지 않다. 경남도지사 후보로 거론됐던 창녕 출신의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선거 60일 전인 지난 2일까지 주소지를 옮기지 않았다. 거물급 차출이 불발되면 부산과 경남 모두 원외 인사가 나서는 것으로 정리될 전망된다. 울산은 송철호 현 시장의 재선 도전이 유력하다.

국민의힘은 경남도지사와 울산시장 후보가 상대적으로 풍부하다. 경남도지사에는 창원시장 출신인 박완수(창원의창) 의원이 처음으로 출사표를 던졌다. 원외에서는 이주영 전 국회부의장이 출마했다. 김태호(산청함양거창합천) 윤영석(양산갑) 의원은 출마하지 않는다. 박대출(진주갑) 의원도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울산은 박맹우 전 울산시장과 초선의 서범수(울주) 의원이 나선다. 정갑윤 전 국회부의장과 이채익 의원에 김두겸 전 울산 남구청장도 울산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서 의원이 서병수 전 부산시장의 동생이라는 점에서 최초의 ‘형제 광역단체장’이 탄생할지도 관심사다.

지난해 부산시장 보궐선거에서 투표하는 모습. 국제신문 DB

●수도권은 빅매치 예상

부산과 달리 수도권은 빅매치가 예상된다. 국민의힘 소속인 오세훈 서울시장의 출마가 확정적인 가운데 민주당에선 송영길 전 대표가 지난 1일 서울시장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이낙연·정세균 전 국무총리 차출설도 나온다. 서울은 지난 3·9대통령선거에서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이재명 후보를 31만766표 앞섰다.

국민의힘에서는 지난해 4·7 재보궐선거에서 당선된 오 시장에게 한 번 더 기회를 줘야 한다는 분위기가 많다. 아직 현역 도전자도 나오지 않는 상태다.

경기지사 선거는 경선부터 치열할 전망이다. 민주당과 합당하는 새로운물결 김동연 대표와 조정식·안민석 의원에 염태영 전 수원시장까지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출마를 고심 중인 최재성 전 청와대 정무수석의 거취에 따라 민주당 경선은 4파전 또는 5파전 양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 유승민 전 의원이 도전장을 던졌다. 심재철·함진규 전 의원도 표밭을 일구는 중이다. 경기에서 5선을 지낸 정병국 전 의원과 한국개발연구원(KDI) 출신 윤희숙 전 의원도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윤 당선인의 대변인인 초선 김은혜 의원 차출론도 나오고 있다.

한편 국민의힘은 국민의당과의 합당 문제가 매듭지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4일부터 공천 신청을 받는다. 공천관리위원회 김행 대변인은 지난 1일 국회 브리핑에서 “4월 중순 경선을 해 4월 말까지 공천을 마무리하겠다”고 밝혔다. 일단 국민의힘은 “국민의당 출마자에 대해서도 최대한 배려하겠다”는 입장이다. 국민의당 소속 당협위원장에 대해선 ‘정치신인 가산점’을 주겠다는 게 대표적 사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