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부산시당이 국회의원 선거구가 갑과 을로 나뉜 4개 지역의 단체장 후보 선출을 위해 경선을 예고(국제신문 13일 자 1, 5면 보도)하면서 해당 지역 경선 방식과 참가자들에 관심이 쏠린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현역 구청장과의 본선에 앞서 당내 갑을 당원협의회의 자존심을 건 한판 승부 결과는 당협위원장들의 정치적 위상 변화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4곳 모두 더불어민주당에서 경쟁력을 갖춘 현역 구청장 4명이 후보로 나선다는 점에서 국민의힘은 후보자 선출 이후 당내 분열을 최소화해야 하는 난제도 안고 있다.

국민의힘 부산시당 공천관리위원회는 이르면 15일께 경선 지역을 발표하고 18일부터 경선 후보 등록 등 본격적인 경선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다. 경선 대상 지역에 국회의원 선거구를 갑을 지역으로 온전히 양분한 해운대구와 부산진구, 사하구, 남구는 당연히 포함된다.

해운대구에서는 3선 하태경 의원이 이끄는 갑 당협에서 최준식(64) 전 시의회 의원, 정성철(56) 전 구의회 의장, 박원석(47) 해운대체육회 걷기협회장이 공천 신청서를 냈다. 초선 김미애 의원이 위원장을 맡은 을 당협에서는 김성수(56) 전 해운대경찰서장과 김진영(45) 전 시의회 의원이 공천 경쟁을 벌인다.

갑 지역에서 몇 명이 경선에 참여하게 될지 관심이 쏠리는 상황에서 최근 하태경 의원이 최 전 의원의 선거사무소 개소식에 참석해 “최준식 예비후보는 저와 10년간 뜻을 함께한 정치적 동지로, 최 예비후보를 압도적으로 지원해 당 후보로 만들어 구청장에 당선시켜야 한다”고 했다. 당협위원장이 경쟁 후보의 반발을 감수하며, 공개 지지를 선언한 것이다. 을 지역의 김 전 의원도 경선 후보자에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시당 공관위가 여성 공천 신청자가 있는 곳은 당사자를 포함한 경선으로 후보자를 선출하자는 입장을 정리했기 때문이다. 지역정가에서는 최근 기세가 좋은 김 전 서장의 경선 참여 가능성도 큰 것으로 내다본다.

부산진구에서는 3선 이헌승 의원의 을 당협은 일찌감치 김영욱(55) 전 시의회 부의장을 단일 구청장 후보로 밀고 있다. 이에 반해 5선의 서병수 의원 지역구인 갑 당협에서는 박석동(73) 전 시의회 의원과 정재관(64) 전 금정구 부구청장, 황규필(54) 전 당 원내행정국장 등 3명이 공천 경쟁에 뛰어들었다. 박 전 의원이 가장 먼저 출사표를 냈으나 서 의원의 최측근인 정 전 부구청장이 뒤늦게 경쟁에 합류하면서 구도가 급변했다. 지역기반이 탄탄하고 인지도도 비교적 높은 김 전 부의장에 맞서 갑 지역에서 몇 명이 경선에 참여할지, 대표선수를 내보낸다면 누가 될지 갑 당협의 선택에 관심이 쏠린다.

사하구에서도 갑을 간 치열한 신경전이 시작됐다. 원외인 김척수 위원장이 이끄는 갑 당협에서 이갑준(65) 전 사하구 부구청장을 ‘필승 카드’로 밀고, 을 당협에서는 위원장인 조경태 의원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는 노재갑(57) 전 시의회 의원을 내세운 양상이다. 여기에 을 지역에 기반을 둔 조정화(58) 전 구청장이 상대적으로 높은 인지도를 내세워 경쟁하고 있다. 두 당협위원장이 각각 적극 지원하는 노 전 의원과 이 전 부구청장 간의 양자 대결 경선이 치러질지, 조 전 구청장이 포함된 3자 구도 경선이 진행될지 지켜볼 대목이다. 민주당 소속 김태석 구청장과의 쉽지 않은 본선에 대비해 어떤 구도의 당내 경선이 당 전체의 경쟁력을 제고할 수 있을 지 고민 중이다.

단체장 공천 신청자가 가장 많은(7명) 남구의 사정은 조금 다르다. 지역에서 잔뼈가 굵은 정치인 등이 총출동한 공천 경쟁에서 갑 지역은 이번 만큼은 반드시 구청장 후보를 배출해야 한다는 강한 의지를 보이지만 당협 내부 ‘교통정리’가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게 지역정가의 중론이다. 컷오프를 통해 3명 내지는 최대 4명까지만 경선에 참여하게 하는 방향으로 구청장 후보자 선출 방식이 결정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특히 정치 인생의 마지막 도전이라는 배수진을 친 후보자가 대부분이어서 컷오프와 경선, 후보자 선출로 이어지는 공천 과정 내내 당내 진통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국민의힘 부산시당의 공천관리위원회가 부산지역 기초단체장 공천 신청자를 대상으로 면접 심사를 진행하는 모습. 여주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