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부산시장 후보로 내세운 변성완(57) 전 부산시장 권한대행이 17일 공식 출마선언을 하고 본격 선거전에 뛰어들었다. 당의 공천에 내정된 지 이틀 만이다. 국민의힘 소속 박형준 부산시장은 지난 7일 당의 공천이 확정된 이후 시장직을 유지한 채 정상적인 업무 수행으로 선거 운동을 대신하고 있다.

변 전 대행은 17일 부산시민공원 남문에서 출마 기자회견을 열어 부산시정을 이끌었다는 점과 풍부한 행정경험을 적극적으로 내세웠다. 그는 “시장 권한대행 때 시민의 적극적인 지지와 응원 속에 2030 부산엑스포 국가 사업 확정, 북항 2단계 재개발 추진, 경부선 철도 지하화 연구용역비 확보, 서부산 의료원 예타 면제 등 부산 발전을 위한 성과를 냈다”며 “27년 동안의 공직 경험을 통해 실력을 쌓아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언제부터인가 부산이 정체의 길을 걷고 있다. 가덕신공항 등 거대 담론의 논쟁만 이어졌고, 시민의 일상은 외려 퇴보하고 있다”며 “경제는 활력을 잃었고, 청년들은 일자리를 찾아 부산을 떠나면서 대한민국 제2도시라는 자부심이 무색할 정도”라고 부산의 상황을 진단했다. 이어 “결국은 위정자와 기성 정치의 잘못으로, 민주당 또한 새로운 변화의 바람을 갈망하는 시민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고 머리를 숙였다.

변 전 대행은 정통 관료 출신으로 ‘전투력’이 약하다는 세간의 평가를 의식한 듯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과 새 정부를 향한 비판 강도를 높였다. 그는 “새 정부 출범을 앞둔 기대감으로 가득해야 할 때에 나라가 검찰공화국이 되지 않을까 걱정이 한가득”이라며 “경제가 어렵고 코로나19로 장사도 안 되는데 경제와 민생을 살리는 정책은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어 “저들은 국민과 한 약속은 뒷전이고 자기편끼리 자리 잔치를 벌이며 검찰공화국을 만들려 한다”며 “부산시장 출마를 계기로 부산의 여러 정당 세력, 시민사회단체 그리고 저를 지지해주는 시민 여러분과 함께 부산시민 플랫폼을 만들어 무소불위의 권력이 된 국민의힘과 맞서 싸우겠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박형준 시장은 다음 달 초 어린이날을 전후해 예비후보 등록과 함께 본격적인 선거운동에 나설 예정이다. 박 시장은 2030 부산세계박람회 유치를 위한 주요 일정을 끝까지 소화하면서 시와 시민이 오거돈 전 시장의 사퇴로 시정 공백을 겪었던 점을 염두에 두고 최대한 사퇴 시기를 늦출 예정이다. 앞서 박 시장은 공천을 받은 직후 “1년 앞으로 다가온 2030부산세계박람회 부산 유치와 북항 재개발사업, 가덕신공항 건설, 15분 도시 조성, 지·산·학 협력 등 부산을 바꿀 정책과 사업들을 반드시 성공시키겠다”며 “혁신의 파동이 물결치는 부산, 청년들이 돌아오는 부산. 그 담대한 도전과 변화의 길을 부산시민과 함께하겠다”는 각오를 밝힌 바 있다.

‘진보정당 단일 후보’인 정의당 김영진(59) 부산시당 위원장도 진보4당의 대표 선수로 부산시장 선거에 출마했다.

더불어민주당 변성완 전 부산시장 권한대행이 17일 부산시민공원 남문에서 부산시장 선거 출마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여주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