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110대 국정과제를 발표하면서 윤석열 정부가 출범 채비를 마쳤다.

새 정부의 최대 과제는 168석의 거대 야당과의 협치를 끌어내는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이진복 전 의원을 초대 정무수석에 발탁해 이런 막중한 역할을 맡겼다. 윤 당선인은 이 전 의원과의 첫 대면에서 “여소야대 정국이니까 힘들 것이다”며 각별한 노력을 당부했다고 한다.

4일 국제신문 전화인터뷰에 응한 이 전 의원도 더불어민주당과의 협치에 깊은 고민을 드러냈다. 이 전 의원은 “국회 관계 때문에 나에게 직무를 맡겼을 것이다. 당선인의 의중대로 국회에서 많은 시간을 보낼 것이다. 정무수석이지만 ‘여의도 수석’이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국회 관계에 신경을 써야 하는 것이 내 업무다”고 말했다.

윤석열 정부 대통령실 초대 정무수석에 임명된 이진복 전 의원

이 전 의원은 윤 당선인과 2, 3주 전 처음 만났다. 개인적인 인연도 없다고 했다. 윤 당선인이 이 전 의원을 발탁한 것은 원만한 대인 관계가 크게 작용했다는 후문이다. 이 전 의원은 19대 국회 산업통상자원위 간사, 20대 국회 정무위원회 위원장 등을 맡으며 민주당 의원들과도 교분을 쌓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바른정당을 함께하면서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 장제원 당선인 비서실장과 관계가 두터운 것도 발탁 배경으로 보인다.

이 전 의원은 1981년 박관용 전 국회의장 보좌관으로 정치에 발을 디뎠다. 피아구분이 불분명한 거친 정치계에서 40년이 넘게 활동하고 있지만, ‘적’이 없는 것은 최대 강점으로 꼽힌다. 산전수전을 겪으며 쌓인 정치적 내공은 상당하다. 그는 부산 동래구청장에서 시작해 동래에서 무소속 국회의원을 거쳐 3선까지 지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사태 때는 탈당해 2017년 대선 직전 복당하는 우여곡절을 겪었다. 이런 경험이 쌓인 탓인지 그의 말에는 이미 정무수석으로서의 신중함이 담겨 있었다.

이 전 의원은 대야 관계 해법과 관련, “정무수석은 대통령의 비서고 ‘입’이다. 대통령의 뜻으로 오인될 수 있는 언급을 해서는 안 된다”고 말을 아꼈다. 역대 정권 초반 때마다 논란이 됐던 당·청 관계의 불균형 우려에 대해서도 “대통령 비서실은 전체를 봐야 한다. 당·청 관계에서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부산을 잘 안다. 챙겨보고 도울 수 있는 일은 적극 도울 것이다”고 시민에 대한 인사도 잊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