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의 1번 신시가지인 해운대구 좌동 해운대그린시티(옛 해운대신시가지)가 윤석열 정부의 1기 신도시 재정비를 위한 연구용역 대상에 포함됐다. 해운대그린시티는 부산지역 아파트 리모델링 열풍의 진원지로, 최근 움직임이 주춤한 양상을 보였으나 이번 발표로 정부 주도의 재정비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이곳에 지역 부동산 시장의 이목이 집중된다.

국민의힘 하태경(부산 해운대갑) 의원은 23일 “정부의 해당 연구용역에 지방거점 신도시도 포함되는지를 질의했더니 국토교통부가 ‘국회에서 특별법으로 발의된 지방 거점 신도시도 포함한다’고 답변했다”며 이 같은 내용을 공개했다. 용역에 포함된 지방거점 신도시는 부산 해운대구 좌동·광주 상무지구·대구 수성·대전 둔산·인천 연수 등이다.

지방거점 신도시는 경기도 분당, 일산 등 수도권 1기 신도시와 같은 시기에 주택공급 등 동일한 목적 달성을 위해 조성된 곳이다. 하지만 정부의 1기 신도시 재정비 사업이 수도권 1기 신도시만을 대상으로 추진돼 수도권 특혜·지방소외 논란을 불러왔다고 하 의원은 지적했다. 하 의원은 국토교통부가 이러한 지적을 수용해 연구용역에 지방거점 신도시도 포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 의원은 “지방거점 신도시가 연구용역에 포함되는 것은 당연한 결정”이라며 “국가균형발전을 위해서 지방거점 신도시도 재정비돼야 한다. 연구용역이 실질적 집행으로까지 이어지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이날 1기 신도시 재정비를 신속히 추진하기 위해 ‘1기 신도시 태스크포스(TF)’를 확대·개편하고 팀장을 차관급으로 격상하겠다고 밝혔다. 원 장관은 “(1기 신도시 재정비) 사업 추진이 지체되는 일이 없도록, 장관직을 걸고 말씀드린다”고 공언했다. 연구용역에는 기존 세대 이주대책과 기반시설 확충 등이 담기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운대그린시티는 교육 및 교통환경이 뛰어난 명품 주거단지로, 전국 신도시의 성공모델이다. 1996년 5월 첫 입주를 시작한 뒤 인구 10만 명의 신도시로 성장했다. 하지만 준공 20년이 넘은 아파트가 374개 동(약 2만9000세대)으로 전체 주택의 90% 이상을 차지하면서 재정비 여론이 거세게 일었고, 홍순헌 전 해운대구청장은 구 주도로 아파트 리모델링을 적극 지원하기로 했다. 다만 최근 리모델링 움직임은 다소 줄어든 모습이다.

정부의 재정비 연구용역 대상에 좌동이 포함됐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해운대구와 주민은 크게 환영했다. 김성수 해운대구청장은 “주민이 원하는 방향으로 좌동 그린시티의 도시 기반 시설 등이 개선될 수 있게 행정적으로 적극 뒷받침할 것”이라면서 “아파트 단지별로 추진해왔던 리모델링 사업 등도 주민의 의견을 충실히 반영해 행정적으로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40대 주민 A 씨도 “해운대그린시티 재정비는 좌동만의 문제가 아니라 해운대구와 화명 정관 등 향후 시내 신도시에 미칠 영향이 큰 만큼 정부가 재정비 마스터플랜을 조속히 마련해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