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울산·경남 특별연합(부울경 메가시티) 출범을 코 앞에 두고 지자체의 ‘동상이몽’으로 위기를 맞아 대통령과 여당이 적극 나서야 한다는 지적(국제신문 24일자 1면 등 보도)이 제기되지만 윤석열 대통령의 핵심 관계자로 분류되는 국민의힘 박수영(남구 갑) 국회의원이 “대통령이 나서는 방식은 ‘모래성’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며 모호한 태도를 보였다.

24일 부산 부산진구 부산롯데호텔에서 열린 동남권발전협의회 특강에 참석한 박수영(남구 을) 국회의원이 ‘대한민국의 미래, 부울경의 미래’라는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김민정 기자

사단법인 동남권발전협의회(동발협)는 24일 오전 부산롯데호텔서 ‘박수영 국회의원 초청 특강 및 총회’를 개최했다. 동남권발전협의회는 부울경이 동남권 광역연합체를 구축하고 수도권에 대응하는 자치분권과 국가균형발전에 기여하기 위해 2019년 설립된 민간 주도 협의체다. 이날 행사에는 전호환(동명대 총장) 상임위원장과 강병중(넥센 회장)·권순기(경상대 총장) 공동위원장, 심상균 부산경영자총연합회장, 국제신문 배재한 사장, 박종률 부산시의회 의원 등 100여 명이 참석했다.

이날 행사에서 박 의원은 ‘울산·경남도 단체장이 메가시티 구성에 소극적인 자세를 보여 대통령이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는 취재진의 질문에 “일본 간사이도 10년 이상 걸렸다. 하루 아침에 된다고 생각하면 안 된다. 부울경 모두가 가야 하는 방향이 있기 때문에 시간을 두고 단체장이 자주 만남을 갖고 아주 작은 부분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종국적인 것은 메가시티 정부가 들어서는 것이다. 거버넌스 체계를 만드는 것인데 지금 상황으로 봐서 성마른 일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 교통 환경 등 합의할 수 있는 아주 작은 주제에서부터 하나하나 만들어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해관계가 충돌하는 문제가 있을 때 통으로 해결하려고 하면 안 되고 얇게 썰어진 ‘칩’처럼 해야 한다. 작게 쳐서 그것부터 시작해 주민과 정치인이 이해하도록 하는 게 필요해 10년 잡고 서서히 가야 한다. ‘대통령이 나와서 지시하면 된다’ 이런 방식으로 가서는 모래성이 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생각한다”고 부연했다.

메가시티가 윤석열 정부의 국정과제 임에도 여당 단체장끼리 불협화음을 내면서 당정 차원의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있음에도 여당 핵심 관계자인 박 의원마저 신중한 자세를 보이자 반응이 분분했다. 행사 참석자 A 씨는 “전국의 다양한 사안을 신경 써야 하는 대통령에게 추가 부담을 주기 어려운 상황인 것은 안다”면서도 “지역 정치인으로서 메가시티 완성을 위해 서두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참석자 B 씨는 “박 의원이 메가시티를 잘 모르는 것 같다”면서도 “그래도 전반적으로 찬성하는 입장인 것 같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대한민국의 미래, 부·울·경의 미래’라는 주제로 강연을 펼쳤다. 경제 위기에 과도한 세금과 규제는 기업의 부담으로 작용해 일자리 창출을 저해한다고 봤다. 박 의원은 “상속세 법인세 소득세 등이 OECD 가입 국가 중 최고 수준이다. 기업이 국외로 나갈 가능성이 크다. 노동 부문 규제도 강하다”고 말했다. 부울경의 미래 먹거리로 바다를 활용한 관광·물류 산업과 금융 산업을 꼽았다. “가덕신공항이 만들어지면 항공을 통한 빠른 운송이 필요한 바이오, IT 기업을 유치할 수 있다. 지금부터 부산시가 유치전에 뛰어들어야 한다”며 신공항 중요성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