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회 공전 속 여당없이 정상가동 선언
- 오늘 전체회의서 조사 일정·증인 채택
- 국힘 “예산안 우선 합의 파기” 맹비난

내년도 예산안 협의가 난항을 겪는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이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에 본격적으로 착수하기로 했다.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특위 위원장인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의원이 18일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우상호 위원장은 18일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국회 일정과 무관하게 국정조사를 진행해야 한다”며 “19일 오전 국조특위 전체회의를 열어 본조사 일정과 증인을 채택하겠다”고 밝혔다.

애초 여야는 예산안부터 처리한 뒤 국조를 추진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그러나 예산안 처리가 수차례 지연되고 여야 대치가 연말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예산안 처리만을 기다릴 수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여야는 법인세 인하와 행정안전부 경찰국·법무부 인사정보관리단 예산 등 ‘양대 쟁점’에서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우 위원장은 “특위가 출범한 지 24일이 지났고 이제 남은 시간은 고작 21일뿐”이라며 “예산안 처리는 법정시한(지난 2일)도, 정기국회 종료일인 9일도, 국회의장이 제시한 시한인 15일도 모두 넘겼다. 하루빨리 특위를 정상 가동해 국회의 맡은 바 책임을 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간 민주당은 특위 소속 정의당 기본소득당과 함께 국민의힘 위원들을 향해 특위 복귀를 촉구해왔다. 지난 13일을 시한으로 제시하며 특위에 복귀하지 않으면 증인 채택 등 권한을 위임한 것으로 보고 14일부터 국정조사를 하겠다고 했으나 실행하지는 않았다. ‘선 예산안 처리, 후 국정조사’라는 합의를 파기하는 것만큼은 피하기 위함이었다.

우 위원장이 국조 착수 본격화를 선언한 것에는 지난 15일 민주당이 김진표 의장의 ‘법인세 1%포인트(p) 인하’ 중재안을 민주당이 수용한 것의 영향이 크다. 야당이 대승적 차원에서 수용한 중재안을 국민의힘이 받아들이지 않았으니 예산안 처리 지연 책임이 야당보다는 여당에 있다고 주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국조를 더 늦췄다가는 내실 있는 진상규명이 어려울 것이라는 점도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기관보고 현장검증 청문회 등을 소화하려면 남은 기간으로는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이 대체적인 견해다. 민주당은 국조 기간 연장도 검토한다는 입장이다.

국민의힘은 국조 합의를 사실상 파기하는 것이라고 맹비난했다. 장동혁 원내대변인은 서면 논평에서 “원내대표 간 합의를 지키겠다고 공언했던 우 위원장이 갑자기 말을 바꿔 ‘상황에 변화가 왔다’며 개문발차하겠다고 표변했다”며 “예산안은 여전히 처리되지 않았고 이를 위한 협상도 진행 중”이라고 비판했다.

국민의힘은 또 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이날 SNS를 통해 ‘금융시장 위기’를 거론하며 “소는 잃었지만, 외양간이라도 제대로 고쳐야 한다” “정부가 위기 극복의 의지, 대안을 보여달라”고 지적한 것도 비판했다.

박정하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지금 금융위기는 포퓰리즘 정책에 중독된 문재인 정권의 방만한 재정 운용 탓이 적지 않다”면서 “경제 위기는 일하려는 새 정부에 맡겨두고, 자신의 사법 리스크에서 비롯된 민주당의 위기부터 신경 쓰기 바란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