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는 교육자치와 지방자치의 통합을 위하여 노력하여야 한다”

윤석열 정부 지방시대위원회 출범의 근거가 되는 ‘지방자치분권 및 지역균형발전 특별법’ 제35조 1항을 둘러싼 여야의 이견이 갈길 바쁜 특별법 처리의 발목을 잡았다.

앞서 지난 22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를 통과한 특별법은 지난 27일 국회 법사위 문턱을 넘지 못하면서 특별법 처리는 4월 국회로 미뤄지게 됐다.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해당 조항이 헌법과 교육기본법이 보장하고 있는 교육의 자주성 전문성 정치적 중립성을 훼손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며 반대했고, 국민의힘 의원들은 당초 지방분권법에 있던 조항 그대로 따온 것으로 문제될 것 없다며 맞섰다.

민주당 권인숙 의원은 해당 조항의 ‘통합’ 문구를 ‘협력’으로 개정할 것을 요구한 2021년 전국 시도교육감협의회 의견과 국회 교육위원장의 공문, 전국 시도교육감협의회의 입장문 등을 거론하며 문제를 제기했다. 권 의원은 “행안부에서 이 법안을 발의하면서 교육자치와 지방자치 통합 문구를 그대로 법안에 옮겼고, 심지어 제36조에는 국가가 직접 교육자유특구를 설치운영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까지 넣었다”며 “이렇게 되면 이 법은 헌법과 교육기본법 뿐 아니라 교육사무를 구가가 아닌 지방자치단체, 즉 교육감 사무로 규정하고 있는 지방자치법과 지방교육자치법도 명백히 위반한 것이 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한창섭 행안부차관 “행안위 소위에서도 해당 조항을 10년간 유지했음을 충분히 인정하고 그대로 유지한 것”이라면서 “교육자치의 기본적인 헌법 정신도 유지하면서 지방자치와의 통합 노력을 한다는 조항은 필요하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한 차관은 교육자유특구 설치에 대해서도 “교육자유특구를 교육부에서 기본 방향과 정책을 만들지만 실제 운영은 시도지사가 지자체의 교육 여건에 맞추어 하기 때문에 교육기본법에 저촉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반면 민주당 기동민 의원은 “대단히 선언적이고, 추상적인 문구로 보이지만 교육자치와 행정, 정치를 통합해 나갈 것이냐에 대한 예민한 사항”이라고 주장했고, 김남국 의원도 “교육자치와 지방자치의 통합이라고 돼 있는데 통합을 어디까지 가느냐에 대한 실체가 없고, 과연 정치적 중립이나 독립성을 지킬 수 있느냐에 대한 걱정이 있는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이같은 문제제기에 김도읍 법사위원장은 “교육위 공문은 위원회 의결이 없는 민주당 일부 위원들의 의견”이며 “해당 조항이 교육기본법과 헌법에 배치된다는 주장에 동의할 수 없다”면서도 “전체회의에 계류해 계속 심사토록 하겠다”고 결론을 냈다.

3월 27일 오후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김도읍 위원장이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