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이 1년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국민의힘 부산 중진들이 다양한 방식으로 목소리를 내고 있다. 3선 이상 중진들의 경우, 특히나 ‘비윤(비윤석열)’계는 공천에서 교체 압박을 더 강하게 받을 수밖에 없는데 이들은 최근 정부 여당에 쓴소리할 것은 하고, 협조도 하며 생존을 모색하는 모습이다.

5선 중진인 서병수(부산진갑) 의원은 오랜만에 SNS에 글을 올려 국민의힘 내부에 강도 높은 쓴소리를 했다. 서 의원은 12일 “대한민국에서 가장 무력한 집단도 국민의힘이고, 대한민국에서 가장 한가한 집단도 국민의힘이란다. 명색이 집권 여당인데 무엇하나 끌어낸 아젠다가 있던가”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집권여당이 민생을 돌보고 윤석열 정부를 받쳐줘야 국정도 제대로 돌아간다. 우리 윤 대통령이 외교를 잘 한다며 물개박수만 친다고 역할을 다하는 게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서 의원은 지난 5월 윤 대통령 취임 1년에도 “집권당이 국민께 폐만 끼치고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언뜻 보면 ‘비윤계’ 의원으로서 눈치보지 않고 당에 하고싶은 말은 하겠다는 뜻으로 볼 수 있지만 듣기에 따라선 당이 왜 윤 대통령을 제대로 뒷받침하지 못하느냐는 질책으로 대통령실에서 싫어할 만한 메시지는 아닌 셈이다.

지난 4월 1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당대표 및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 발언하는 서병수 의원. 연합뉴스

3선의 하태경(해운대갑) 의원은 정부 비판할 것은 하면서 당 시민단체선진화특위 위원장으로서 민간단체 보조금 비리를 발본색원하려는 정부 정책에 힘도 싣고 있다. 지난 10일 610 민주항쟁 기념식에 여당에선 유일하게 ‘나홀로 참석’한 그는 정부의 불참을 “심각한 오판”이라고 비판했다. 하 의원은 12일 BBS 라디오에 나와 “6·10 행사는 사실 정부가 주최하고,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는 실무적으로 대행을 하는 거라 쉽게 말해 정부 주최 행사에 정부가 빠진 것”이라며 “어처구니없는 일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하 의원은 동시에 전장연(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등 시민단체 보조금 전쟁 이슈에 선봉에 서 있다. 그는 “전장연 소속 단체들이 불법 폭력 시위하는데 서울시 보조금을 갖다 썼다. 이것은 지방보조금법 위반으로 명백한 불법이기 때문에 수사 의뢰를 했다”고 말했다. 또 전임 박원순 전 서울시장 당시 “집회시위 참여를 출근으로 인정해줘 집회시위 참여하는 비용에 40억 원 정도를 지원했다”고 지적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민간단체 국고보조금 등 부정사용에 대해 “단 한 푼의 혈세도 낭비되는 일이 없도록 후속조치에 만전을 기하라”고 재차 강조했는데 당에서 적극 보조를 맞추는 모습이다.

지난 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시민단체 선진화 특별위원회 3차회의에서 하태경 위원장이 전장연 단체 관계자 증언을 공개하고 있다. 연합뉴스

5선의 조경태(사하을) 의원은 일반 국민들의 호응이 높은 정치개혁 이슈에 집중하고 있다. 국회의원 특권 폐지, 의원 감축 등을 주장해온 조 의원은 최근 국회의원의 부정 행위에 대한 비판이 거세지고 있지만 국회의원 징계 수위는 낮다는 지적에 따라 징계 종류에 12개월 이상의 출석정지를 신설하고, 해당기간에 수당 등을 지급하지 않도록 하는 국회법 개정안 발의를 준비중이다. 지역구가 탄탄하다는 평가를 받는 조 의원으로선 당 안팎의 현안에 휘둘리지 않고, 꾸준히 개혁적이고 도덕적인 이미지를 유지하려는 전략으로 보인다. 조 의원은 법사위에서 교육위로 옮긴 ‘코인 논란’ 김남국 의원이 이날 교육위에 첫 출석하자 “양심은 있어야지. 나가세요”라며 호통을 쳐 눈길을 끌었다.

국민의힘 조경태 의원이 1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교육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무소속 김남국 의원의 출석과 관련해 의사진행 발언을 요청하고 있다. 2023.6.12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