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힘 중·영도 구청장 등 선출직
- “불법 공천헌금 사실무근” 반박
- 민주 “개인사로 의혹 덮기” 비난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경찰의 수사를 받고 있는 국민의힘 황보승희 의원 사태가 일파만파 커지고 있다.

황보승희 의원이 1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저는 가정폭력 피해자’라는 글과 함께 올린 사진. 페이스북 캡쳐

황보 의원은 제기된 의혹에 대해 “제게 복수하려는 전 남편의 일방적 주장”이라며 혐의를 전면 부인하며 개인사에 대한 작심 발언을 했다. 지역구인 중·영도 시·구의원도 의혹에 대해 반박하고 나섰다.

황보 의원은 15일 페이스북에 피를 흘리는 자신의 모습, 구타당한 것으로 보이는 팔의 상처, 찢어진 옷 등 피해 사진을 게시하며 ‘저는 가정폭력의 피해자’라는 장문의 글을 올렸다. 가정사에 대해 전 남편에게 폭행을 당한 사진과 함께 이를 공식적으로 언급한 것은 처음이다.

황보 의원은 “전 남편은 둘째 딸이 태어나고 몇 달 후부터 말싸움으로 시작해 식탁을 쓸어 엎고 목을 졸랐다. 돌도 지나지 않은 아이를 훈육해야 한다며 때렸고 말리는 나도 함께 맞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일흔이 된 친정어머니에게도 선풍기를 던지고 주먹으로 때려 온몸에 피멍이 들게 하고 친정집을 부쉈다. 그 후유증으로 어머니는 한쪽 다리를 절게됐지만 사과도 못받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전 남편은) 탈당하지 않으면 계속해서 괴롭힐 거라고 협박했다. 받아들이지 않았더니 지금도 공갈 협박으로 사적 보복을 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부산 중구 영도구 시의원과 구의원들이 이날 오전 부산시의회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공천헌금은 사실무근’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하송이 기자

지방선거 당선자들도 이날 부산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황보 의원이 이들로부터 공천 대가로 금품을 수수했다’는 의혹에 대해 반박했다.

국민의힘 소속 중·영도구 시의원과 구의원 등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2년 뒤(2022년)에 있을 지방선거 공천을 받기 위해 2020년 총선에서 금품을 줬다는 것은 시기적으로나 논리적으로 말이 되지 않는다”며 “중·영도구 시·구의원과 구청장은 당의 엄격한 규칙과 절차에 따라 심사와 경선을 거쳐 후보가 됐다. 불법 공천헌금이라는 터무니없는 주장과 의혹으로 명예가 훼손된 것에 심한 모욕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날 회견장에는 시의원 2명과 구의원 6명이 참석했으나 회견문에는 구청장 2명과 시의원 3명, 구의원 7명이 모두 이름을 올렸다.

한편 더불어민주당 부산시당은 이날 성명을 내고 황보 의원이 정치자금법 위반 의혹을 개인사로 덮으려 한다고 비판했다. 민주당은 성명에서 “황보승희 의원은 공적인 영역을 개인사로 덮으려 할 것이 아니라 국회의원으로서 이 같은 사건에 연루된 데 대해 반성부터 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지적했다.

총선이 10개월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초선인 황보 의원의 정치 생명은 최대 위기를 맞았다. 정치권에서는 황보 의원이 내년 총선 공천에서 배제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국민의힘은 제기된 의혹에 대한 당무조사를 실시하기로 결정했고, 민주당도 황보 의원을 국회 윤리특별위원회 제소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