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상현 239억… 가장 많이 늘어
- 전봉민·백종헌·강기윤 등 상위권
- 백지신탁 이행률 40.6%로 저조
- “이해충돌 심사내역 등 공개해야”

21대 국회의원 평균 주식 재산이 3년 새 1억8000만 원 늘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같은 기간 국민 평균 주식 자산 증가분의 20배가 넘는 액수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주식 보유 의원 중 절반은 백지신탁을 하지 않아 이해충돌 소지가 있다고 주장했다.

‘21대 국회의원의 3년간 주식재산 증감·주식백지신탁 이행 현황 발표’ 기자회견에서 참석자들이 손팻말을 들고 있다. 연합뉴스

경실련은 28일 이 같은 내용의 ‘21대 국회의원의 3년간 주식 재산 변동 및 과다 주식 보유 현황’을 공개했다. 이번 조사는 2020년부터 2023년까지 국회 공직자윤리위원회가 공개한 주식 재산 신고 내역을 분석한 것이다. 21대 국회의원 전체를 대상으로 했다. 발표 내용을 보면 국회의원의 평균 주식 등 증권 재산은 2020년 6억4000만 원에서 올해 8억1000만 원으로 3년 새 1억8000만 원(26.9%) 증가했다. 경실련은 “2020~2022년 국민 평균 증권 자산 증가분 757만 원을 23배 웃도는 수치”라고 설명했다. 국민의힘 윤상현 의원의 증권 재산이 가장 많이 늘었다. 2020년 61억8098만 원에서 2023년 238억9482만 원으로 177억3841만 원(286.6%) 증가했다.

올해 기준 주식 재산 상위 10명에는 부산 국민의힘 전봉민(수영) 백종헌(금정) 이헌승(부산진을) 의원이 포함됐다, 경남에서는 강기윤(창원성산) 의원이 이름을 올렸다. 전 의원은 비상장 주식 440여억 원을 보유했다. 백 의원은 상장 주식 4100여만 원, 비상장 주식 62여억 원 등 모두 63여억 원의 주식을 갖고 있었다. 이 의원이 보유한 상장 주식도 7억5000여만 원에 달했다. 강 의원은 26억 원 상당 비상장 주식을 가졌다.

국회의원들이 백지신탁 의무를 이행한 비율은 저조했다. 공직자윤리법에 따라 3000만 원 이상 주식을 보유한 고위 공직자는 주식을 매각하거나 백지신탁 계약을 체결해야 한다. 2020년부터 올해 3월까지 한 번이라도 3000만 원 넘는 주식 보유를 신고한 국회의원은 총 110명이었다. 이 중 절반인 55명이 백지신탁 의무를 다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올해 기준 3000만 원 초과 주식 보유 국회의원의 총주식 신고액은 2329억 원이었다. 하지만 3년간 누적된 주식 백지신탁 신고액은 946억 원에 불과했다. 40.6%만 백지신탁이 된 것이다.

정지웅 경실련 시민입법위원장은 “주식 백지신탁제가 제 기능을 못 하고 있다. 심사 기준이 불분명하고, 해외 주식 등은 포함되지 않아 문제가 많다”고 지적했다. 경실련은 의정 활동 기간 주식 추가 매입 의원 명단 및 심사 내역 공개, 주식 보유에 따른 이해충돌 심사 내역 공개 등을 요구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