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세계박람회(월드엑스포) 개최지 결정이 임박한 가운데 우리나라의 경쟁국인 사우디가 마지막까지 ‘오일머니’로 아프리카 표심에 호소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13일 중동 및 아프리카 등의 외신에 따르면 사우디개발기금(SFD)은 지난 9일(현지시간) 12개 아프리카 국가에 대해 5억8000만 달러 규모의 개발 차관을 제공하기로 했다. 이어 무함마드 빈살만 왕세자는 지난 10일 리야드에서 열린 아프리카 지도자 회의에서 아프리카 국가들을 위한 100억 달러 상당의 수출과 50억 달러의 개발 자금 지원을 위한 금융 포트폴리오 준비 상황을 밝혔다고 ‘이스트 아프리카’ ‘네이션’ 등 아프리카 현지 매체가 전했다.

아프리카 대륙은 54개 국 모두 국제박람회기구(BIE) 회원국으로 엑스포 유치 성패의 키를 쥐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리나라는 부산엑스포 유치전 이전부터도 공적개발원조(ODA) 사업을 통해 아프리카 국가들에게 ‘물고기 잡는 법’을 전수해왔는데, 부산엑스포 유치전을 이어오면서도 이 같은 ‘지속가능성’을 부각하고 있는 상황이다. 사우디의 막대한 오일머니가 일회성 자금 투입이라는 점과 대비시킬 수 있는 대목이기도 하다.

사우디의 재정지원 러브콜을 받고 있는 아프리카 국가 사이에서도 사우디의 오일머니가 세계엑스포 유치를 위한 포석이라는 점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돼있는 것으로 보인다. 사우디의 물량공세를 보도한 이스트 아프리카는 사우디의 제안에 대해 “공짜 점심은 없다”며 “사우디는 2030월드엑스포 개최를 원한다”고 전했다. 네이션도 “사우디가 최근 아랍에미리트 카타르 등 중동의 라이벌 국가와 경쟁하기 위해 아프리카로 눈을 돌렸다”고 사우디의 아프리카 구애의 배경을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