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각 승리 전략 없는 압박 지적
- 인재영입 걸림돌…실현 미지수
- 혁신위 회의론 속 역풍 우려도

국민의힘 혁신위원회의가 중진·친윤(친윤석열) 용퇴론에 이어 전략공천 원천배제 카드를 꺼내 들자 당내에선 혁신위-당내 주류 간 갈등이 재점화할 전망이다.

혁신위는 지난 17일 ‘상향식 공천을 통한 공정한 경쟁’이란 4호 혁신안을 발표하면서 전략공천 원천배제 원칙을 명시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실 출신 인사도 예외 없다. 똑같이 공정한 경쟁에 참여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는 중진·친윤 현역 의원 용퇴에 따라 무주공산이 된 지역구에 대통령실 출신 인사를 꽂는 낙하산 공천을 막겠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이를 위해선 해당 현역 의원의 불출마 혹은 수도권 출마가 전제돼야 하지만 용퇴론이 나온 지 2주가 지나도록 아직 이렇다 할 입장을 내놓은 의원은 없었다.

이에 혁신위가 4호 혁신안을 관철시키기 위해서라도 용퇴 압박 수위를 높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혁신위가 전략공천 원천배제 혁신안 발표 당일 김무성 전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 대표 초청 강연을 열고 김 전 대표가 “대통령 주변 권력이 희생해야 한다”고 기자들에게 말한 것도 압박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일각에서는 전략공천 원천배제란 혁신안 무용지물이란 주장도 나온다. 당장 더불어민주당은 혁신안을 두고 지난 18일 “원천배제라 쓰고 예외적 허용이라 읽겠다”며 “‘용산의 허락 없이’는 아무도 전략 공천은 없다는 뜻”이라고 꼬집었다.

혁신위 방침이 ‘이기는 공천 전략’에 역행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국민의힘 PK 한 중진 의원은 19일 국제신문에 “내 지역구를 비워주면 어떤 인물이 이곳에 와서 당선될 수 있다는 등 구체적인 총선 전략을 설명하지는 않고, 일괄적으로 압박하면 누가 혁신위의 안을 수용하겠느냐”며 용퇴론의 맹점을 지적했다.

당 차원에서 인재영입을 추진하는 와중에 전략공천 배제 원칙은 외부 인사들의 영입에 걸림돌이 될 것으로도 전망된다. 막강한 경쟁자의 대항마로 인재를 적재적소에 배치하는 전략공천이 없다면 새 피 수혈에도 차질을 빚을 수 있기 때문이다.

혁신위의 혁신안에 대한 회의론이 확산하면서 당내에 만들어질 공천기구가 혁신위 제안을 받아들일 가능성도 작아 보인다. 다만 국민의힘이 내년 총선을 대비한다면서 혁신위까지 띄워놓고는 혁신위의 제안을 수용하지 않을 경우에는 역풍도 우려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