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산 노리는 2차 투표 반전
- 이들 나라 결정이 향방 갈라
- 韓 치열한 개별접촉·홍보로
- 단체표심 옅어져 막판 혼전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는 명언은 역대 가장 치열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2030세계박람회(월드엑스포) 유치전에 딱 들어맞는 표현이다.

지난 25일 부산 해운대해수욕장에 2030세계박람회(월드엑스포) 부산 유치를 염원하는 대형 열기구가 떠오르고 있다. 연합뉴스

아프리카, 태평양도서국가(태도국), 카리브공동체(CARICOM·카리콤) 등의 국가를 두고 ‘캐스팅 보터’라고 지칭하는 것도 이들 국가의 표심에 따라 2030엑스포 개최지의 운명이 좌우되기 때문이다. 판세분석에서 파악된 숫자를 뒤집는 어마어마한 반전이 펼쳐질 수 있는 것이다. 부산이 노리는 ‘2차 투표에서의 반전’이 바로 그것이다.

지리적 특성으로 인해 하나의 블록을 형성한 이들 국가들이 ‘단체 표심’의 성격을 띨 것이라는 관측도 있지만 부산엑스포 유치를 위해 민·관·정이 하나가 돼 각 국가별 각개전투를 벌이며 이런 고정관념도 깨뜨렸다는 평가다.

일례로 우리의 최대 경쟁국 사우디 지지를 지난해 표명한 바 있는 카리콤의 경우 얼마 전 다시 한번 사우디 지지 의사를 밝혔다. 일각에서는 그 속내를 들여다보면 ‘코리아 원팀’의 개별접촉이 성과를 낸 것에 따른 위기의식이 발동하자, 사우디의 요청에 따라 재차 지지 의사를 표명한 것이 아닌가 하는 관측도 나온다. 유치경쟁 초반부터 사우디가 공개투표를 요구한 배경도 이 같은 분위기가 반영된 것이 아닌가 하는 해석도 있다.

특정 국가가 사우디 지지 의사를 밝혔다는 외신 보도도 우리 정부가 팩트 체크에 들어간 결과 오보인 것으로 밝혀지는 등 국제박람회기구(BIE)회원국의 표심은 투표일까지도 유동적으로 보인다. 2025 오사카·간사이 엑스포의 경우도 일본 측이 예상했던 것에 비해 득표 수가 적었던 것도 마지막까지 판세분석이 혼전을 겪을 것이란 전망에 힘을 싣는다.

이들 캐스팅보터 국가의 정세도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부산엑스포 유치위의 고위 관계자는 26일 국제신문에 “BIE 회원국 중 이미 특정 국가에 대해 지지표명을 한 경우라도 정세가 불안정한 국가일수록 표심이 유동적”이라며 “지속적으로 정국이 불안한 나라도 있는데, 정국이 변화할 때마다 상황에 맞춰 대응을 하도록 노력해 왔다”고 전했다.
아울러 그간 유치전을 전개하면서 이들 국가에게 약속한 ‘선물’을 실행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하는 것도 캐스팅 보터의 마음을 사는데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부산엑스포 유치위 공동위원장인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얼마전 유치위 4차 전체회의에서도 “카리콤, 태평양도서국, 아프리카지역에 대한 후속 조치를 서둘러야 한다”며 “각국은 교섭 과정에서 약속한 협력 의제에 우리가 얼마나 진정성을 가지고 있는지 궁금해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