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경태·서병수·김도읍·이헌승 등
- 현역들 강한 총선 출마의지에도
- 쇄신론 압박 커져 “도전해 볼만”

국민의힘 장제원(부산 사상·3선) 의원의 내년 4·10 총선 불출마 선언 이후 여당 쇄신 분위기가 커지는 가운데 부산 여당 소속 3선 이상 중진 의원들의 거취에 관심이 쏠린다. 서울행을 선언한 하태경(부산 해운대갑·3선) 의원을 제외하고 중진 4명 모두 총선 출마에 무게를 두는 분위기에서 일부 지역구에는 같은 당 예비후보자가 몰려 예선 경쟁 과열 조짐을 보이고 있다. 지역 정치권에서는 장 의원이 ‘주류 희생’의 첫 신호탄을 쏘아 올린 만큼 후속 불출마 선언이 필요하다는 암묵적 공감대가 형성, 중진들의 지역구를 노리는 예비후보자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20년 텃밭 사하을 예비후보 잇따라

18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5선 조경태 의원의 지역구인 사하을에는 같은 당 소속으로 배진탁 사하행복포럼 대표, 정상모 화신사이버대 교수, 조정화 전 사하구청장 등이 예비 후보로 등록하며 선거전에 뛰어들었다.

향후 당내 영입 인사 등 후보군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정호윤 전 대통령실 공직기강팀장은 지난 16일 사하구청 제2청사 대강당에서 ‘가짜와의 전쟁’ 출판기념회를 개최하고 사하을에서 본격적인 선거운동에 돌입했다. 정 전 팀장은 사하구 대동중, 동아고를 졸업했다. 한국자산관리공사 경윤호 상임감사도 곧 사하을에 출사표를 낼 것으로 보인다. 사하을 한 출마예정자는 “조경태 의원은 30대라는 젊은 나이에 국회의원이 됐다. 이제는 젊은 세대에게 지역 발전의 임무를 넘겨주는 게 맞다”고 말했다.

조 의원은 6선 도전을 공식화했다. 그는 2004년 17대 총선부터 사하을에서만 5선을 했다. 조 의원은 이날 국제신문과의 통화에서 “지역구 국회의원 선거는 결국 지역민의 선택”이라며 “중구 자갈치시장∼사하구 장림동을 잇는 송도선 트램과 가덕신공항부터 다대포까지 연결되는 해저터널 건설 등 국책사업 추진을 위해서 일 잘하는 국회의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여당 중진들, 지역구 활동에 올인

서병수(부산진갑·5선) 김도읍(북강서을·3선) 이헌승(부산진을·3선) 의원 등 나머지 중진들 역시 “천편일률적으로 중진 불출마를 강요해선 안 된다”며 지역구 사수와 내년 총선 출마 의지를 강하게 내비쳤다. 중진 희생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고 압박감이 심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이들 중진 의원들은 지역구 현안사업과 민심 챙기기에 집중한다는 전략이다. 서 의원은 “다른 의원들도 고민이 많겠지만, (나는) 출마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고 밝혔다.

사하을과 달리 해당 지역구의 당내 경쟁자들은 표면적으로는 아직 ‘잠잠’해 보이지만 곧 치열한 경쟁이 펼쳐질 전망이다. 부산진갑에선 오승철 정치리더십연구회장이 예비후보로 등록한 상황인데, 이수원 전 당협위원장도 출마 채비에 나섰다. 지난 21대 총선 당시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은 부산진갑에 서병수 의원을 전략공천, 이 전 위원장은 경선도 치르지 못한 바 있다. 이 전 위원장은 “이번에는 공정하게 지역민의 선택을 받길 바란다”고 밝혔다. 박석동 전 부산시의원도 부산진갑에 도전장을 냈다.

부산진을에는 황규필 국민의힘 미디어전략TF 국장이 예비후보로 등록했다. 이 지역구에는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실 김유진 전 행정관이 출사표를 낼 것으로 보인다. 김 전 행정관은 김석조 전 부산시의회 의장의 아들이다. 그는 학원사업 등 기업을 운영하다가 대통령실에 입성했다. 북강서을에는 제오수 에스비 대표이사가 예비후보 등록을 마쳤고, 박미출 전 국회 부의장 비서실장도 북강서을 출마를 선언했다.

부산 정치권 관계자는 “장 의원 불출마 선언 이후 영남 중진의원에 대한 무언의 압박이 있는 만큼 당내 경선에 도전해 볼만 하다는 계산이 섰을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