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친윤·검사 무조건 배제도 않을듯
- 텃밭서 ‘자기사람’ 지양이 관건
- 일각선 과거 수준 물갈이 전망도

국민의힘이 21일 ‘정치 신인’ 한동훈 법무부 장관을 국민의힘 총선을 진두지휘할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영입하면서 부산 울산 경남(PK) 여권의 내년 지형에 어떤 변화가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국민의힘 윤재옥(앞줄 가운데) 원내대표 겸 대표 권한대행과 지도부가 21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김정록 기자 ilro12@kookje.co.kr

특히 1973년생 정치 입문자가 ‘친윤·영남중진’ 등에 대한 과감한 물갈이를 단행할지에 대해서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의 최측근이자 복심이라는 그의 입지는 내년 총선의 향방을 알 수 있는 리트머스 시험지와도 같다. 한동훈 비대위가 검사·친윤 공천 색채를 더욱 뚜렷하게 할지, 그 반대로 예상을 깨는 신선한 공천을 이뤄낼지가 PK의 최대 관심사다. 내년 총선에서 ‘친윤’이 빠진 PK 지역구에 ‘용핵관·검핵관’이 상륙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속적으로 나오는 상황이기도 하다.

국제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한동훈 비대위 출범을 두고는 대체적으로 ‘이기는 공천, 합리적인 공천을 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지역 정가에서 감지된다. 기존 정치 문법을 벗어난 한 장관이 관행을 깨고 111석의 국민의힘에 ‘플러스 알파’가 되는 공정한 공천을 할 것이란 분위기다. 평소 한 장관의 ‘소신 발언’을 보면 당을 잘 이끌어나갈 것이라는 기대도 나온다.

22대 총선에 도전하는 예비후보자들 사이에선 친윤 배제론을 앞세우는 인물도 있는데, 친윤·검사 출신 여부를 떠나 이기는 공천을 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친윤·검사 출신이라고 해서 무조건 공천해서도, 배제해서도 안된다는 것이다. 옥석을 제대로 가려내는 작업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이에 따라 한 장관이 윤 대통령 측근이라는 이유만으로 친윤·검사 공천에 집중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조심스러운 관측이 나온다. 무조건 윤 대통령의 의중, 심기만 살피면서 당을 이끌어나가서는 내년 총선에서 진정한 혁신을 내세울 수 없기 때문이다. 특히 야당의 ‘검찰 공화국’이란 프레임에 끌려다니지 않기 위해서라도 검사 공천에 있어서는 신중을 기할 것으로 보인다. 관건은 이른바 ‘텃밭’으로 분류되는 곳에 ‘자기 사람’으로 여겨지는 인물을 공천하는 것을 지양해야 하는 것이다. 그렇지 못할 경우엔 장제원(부산 사상) 의원 불출마로 쏘아올린 쇄신·혁신의 신호탄이 명분을 잃어 상당한 저항에 부딪칠 수 있다.

다만 총선 때마다 통상 PK에서 절반 가까이 물갈이가 됐던 전례를 감안하면, 한동훈 비대위 역시 이와 비슷한 수준의 물갈이를 주문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PK 한 의원은 “한동훈 비대위가 출범하면 험지에 누구를 보내야 이길 수 있을지를 고민해야 한다. 지역 여론조사에서 이기고 있는 현역을 무조건 공천 배제해서는 안될 것”이라며 “정치 신인이기 때문에 잘못된 정보가 한 비대위원장에게 들어갈 수도 있다. 이때문에 비대위원 선임에도 중진들을 기용해서 다양한 의견을 수렴할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또다른 의원은 “총선 전 야당은 윤 대통령을 향해 집중포화를 퍼부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동훈 비대위 출범이 한동훈 개인의 지지율 상승에만 영향을 미칠지, 윤 대통령 지지율에도 영향을 주면서 상승 효과를 줄지도 두고봐야 할 것”이라고 내년 총선을 전망했다. PK 총선에서 국민의힘이 승리하려면 윤 대통령 지지율도 안정적으로 상승해야 하는데 한 위원장의 쇄신 행보가 윤 대통령 지지율을 견인시켜야 한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