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전 대통령이 4·10 총선에 출마한 더불어민주당 후보들을 응원하기 위해 2일 울산을 찾았다.

2일 오전 울산 동구 성세빈 선생 생가를 찾은 문재인 전 대통령과 김태선(오른쪽)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성 선생 친손자 성낙진씨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문 전 대통령은 이날 오전 11시께 울산 동구 보성학교 전시관을 김정숙 여사와 함께 방문했다. 문 전 대통령은 민주당을 상징하는 파란색 외투 차림이었다. 그는 먼저 동구 지역 총선 출마자인 더불어민주당 김태선 후보를 만나 격려했다. 이어 유권자들과 악수를 나누거나 사진을 찍기도 했다.

문 전 대통령은 울산 방문 이유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이번 총선은 대한민국의 운명을 좌우하는 중요한 선거”라며 “특별한 연고가 있는 지역이나 후보를 찾아 조용히 응원을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김 후보에 대해 “지난 정부 때 청와대에서 함께 일했던 동료”라고 소개한 뒤 “문재인 정부가 무너진 조선 산업을 되살렸듯이 김 후보는 무너진 민생을 다시 살려낼 수 있는 후보라고 생각한다. 그의 당선을 기원하는 마음으로 이곳을 찾았다”고 덧붙였다.

문 전 대통령이 찾은 보성학교는 항일운동 구심점 역할을 했던 울산 유일의 민족사학이다. 전시관에서 보성학교 역사에 대한 설명을 들은 문 전 대통령과 김 후보는 보성학교 설립자인 성세빈 선생 생가를 방문했다. 성 선생의 친손자 성낙진 씨와 성세빈 선생 서훈 문제에 대한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문 전 대통령은 “선생은 지역에서 존경받는 선각자이자 독립운동가시고 보성학교를 통해 많은 독립운동가를 배출하셨는데 아직 독립유공자 서훈을 받지 못해서 섭섭하시겠다”고 안타까움을 표했다.

윤석열 정부의 국정 운영에 대한 질문에는 “구체적인 현안에 대해서는 답하지 않겠다”며 선을 그었다.

문 전 대통령은 일산해수욕장 인근 식당에서 식사를 한 뒤 오후 1시20분 태화강국가정원을 찾아 중구에 출마한 민주당 오상택 후보를 만나 격려한 뒤 유권자들과 인사를 나눴다. 이어 오후 2시께는 남구 무거동 궁거랑 벚꽃길을 찾았다. 문 전 대통령은 “오 후보 역시 청와대에서 함께 일했던 동료고, 전은수 남구갑 후보도 법조 후배라서 차례로 만났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 울산시당은 이날 논평을 내고 “퇴임 후 ‘잊히고 싶다’던 문 전 대통령이 어제 부산 방문에 이어 오늘은 울산을 방문해 민주당 후보들을 지원했다”며 “전직 대통령이 선거운동을 노골적으로 하는 것은 전례가 없는 사상 초유의 일이다. 대단히 부적절한 행동”이라고 질타했다.

　또 선대위는 논평에서는 울산시장 선거개입 사건을 언급하며 “송철호 전 울산시장과 황운하 국회의원이 준엄한 법의 심판을 받고 있는 가운데 국민의 시선은 이 모든 불법의 최종 책임자인 문 전 대통령을 향하고 있다”면서 “조금이라도 국민을 두려워하는 마음이 있다면 울산시민과 국민 앞에 진실을 밝히길 바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전례 없는 선거유세에 대해 국민에게 사죄하고 앞으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처신해야 할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2일 오전 울산 동구 성세빈 선생 생가를 찾은 문재인 전 대통령과 김태선(오른쪽)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성 선생 친손자 성낙진씨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