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유력 당권주자인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은 부산을 방문한 지난 28일, 남구 유엔기념공원 참배 이후 하루 동안 8개 당협사무실을 돌며 숨가쁜 일정을 소화했다. 특히 현장에선 친한(친한동훈)계 정성국 의원은 물론 친윤(친윤석열)으로 분류되는 박수영 김미애 주진우 의원도 동석해 눈길을 끌었다. 자칫하면 한 전 위원장에 대한 지지로 해석될 수도 있다. 다만 ‘친한’을 표방한 정 의원 외 나머지 의원들은 확대 해석에 선을 그었다.

앞서 한 전 위원장은 지난달 23일 당권 출마를 공식화 한 직후부터 부산 의원들을 잇따라 만나 부산 방문 협조를 요청해 왔다. 그는 지역의원 17명을 대부분 만났으며, 전화통화를 한 사실도 확인됐다. 그 결과 부산을 방문한 당권주자 중 가장 많은 일정이 확정됐다. 애초 일정도 많은데다, 주말인 금요일에 부산 방문이 이뤄졌다는 점에서 가장 많이 부산 의원들과 만날 수 있었다는 해석이다. 지역 의원들은 주말에는 보통 지역에서 행사 참석 등 지역구 관리에 힘쓰고 있다.

특히 박수영·주진우 의원은 한 전 위원장과 서울대 법대 선후배 관계다. 박 의원은 한 전 위원장의 남구 당협 사무실 방문 직후 페이스북에 관련 사진을 올리며 “앞으로 누구든 오셔서 정견을 발표하신다면 반갑게 맞고 뜨겁게 토론하도록 하겠다”는 글을 적었다. 한 전 위원장을 지지하는 것으로 확대해석되는 것을 경계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주진우 의원 역시 이날 당협 회의가 예정돼 있어, 현장에 참석한 것으로 전해진다. 굳이 피할 이유는 없다는 입장으로 해석된다.

김미애 의원은 “자발적으로 참여했다”면서도 정치적 해석을 경계했다. 김 의원은 30일 국제신문과 통화에서 “당을 위해서 일하겠다고 나온 분들 모두 환영한다”며 “지역에 있으면 당연히 참석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당초 한 전 위원장이 방문을 추진했던 김대식 의원의 지역구인 사상 방문은 무산됐다. 김 의원은 “개인 일정 문제로 순연했다”고 밝혔지만, 정가에선 김 의원이 친윤 핵심 장제원 전 의원과의 관계를 의식한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