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유죄 가능성이 크다던 위증교사 혐의 1심 재판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뒤 ‘먹사니즘’(먹고 사는 문제)을 내세운 민생 행보를 가속화한다. ‘사법리스크’ 부담을 일부 덜어내면서 외연을 넓히고 대권 주자로서의 입지를 다지겠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6일 국회에서 열린 민생연석회의 출범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김정록 기자

이 대표는 26일 민생연석회의 출범식을 열고 “민생의 핵심은 경제인데 정부가 역할을 전혀 못한다”며 “주식 시장 침체로 기업 자금 조달도 쉽지 않아 대출에 의존해야 하고 자기자본으로 주식 발행하기 어려워진다. 전적으로 정부의 무능과 무관심, 무지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번 민생연석회의는 이 대표 연임 이후 2기 지도부가 꾸려진 뒤 열리는 첫 회의다. 이 대표는 당론으로 추진하는 상법 개정과 관련, “상법을 개정하지 않는 것은 소위 (기업) 우량주를 불량주로 만들어도 괜찮다는 것 아니냐”면서 “(애초 개정에 찬성하던) 정부의 태도가 돌변해 반대하고 있다. 이 때문에 경제는 계속 나빠지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민생을 책임진다고 하는 것이 정치의 가장 큰 과제이고 민주당은 압도적 다수를 차지하는 소위 ‘을’들, 사회적 약자들을 보듬는 정당이기 때문에 민생연석회의가 해야 할 일은 참으로 많고 기대도 크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당분간 민생 관련 행보를 이어간다. 27일에는 서울의 한 고등학교를 방문해 고교 무상교육과 관련한 교육 현장의 목소리를 듣는다. 28일에는 한국거래소를 찾아 국내 주식시장 상황을 살피고, 업계로부터 상법 개정안 의견을 들을 예정이다. 이 밖에도 이 대표는 가상자산 과세 및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주 52시간제 예외 적용 등 경제 관련 주요 현안에도 ‘우클릭’ 행보를 고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여권이 밀어붙이는 가상자산 과세 유예에도 이 대표가 금융투자소득세 폐지 때와 마찬가지로 과세 유예에 동조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감세론’으로 해석될 수 있는 이런 움직임을 당내 일각에선 ‘우클릭’으로 바라보지만, 이 대표가 가상자산 투자자 표심 공략을 넘어 차기 대권을 향한 중도 확장에 나선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이 대표는 또 이명박 정부 인사인 이석연 전 법제처장과 28일 오찬을 함께하는 것도 이와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