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권성동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18일 국회에서 첫 상견례를 갖고 혼란한 정국을 수습해야 된다는 데 한 목소리를 냈다. 하지만 수습 방안을 두고 권 권한대행은 민주당 주도로 추진된 ‘장관 탄핵 철회’를 요구했으나, 이 대표는 ‘여야정 국정안정협의체’ 참여를 주장하면서 입장차 확인에 그쳤다는 평가가 나온다.

국민의힘 권성동 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8일 국회에서 회동하고 있다. 김정록 기자

권 권한대행은 이날 이 대표를 예방한 자리에서 “지나친 정쟁을 자제하고 차분하게 민생과 안보를 위해 머리를 맞대 혼란한 정국을 수습하자”고 말했다. 이어 그는 “최근 이재명 대표가 안보와 국방을 책임지는 국방장관 임명의 필요성에 대해 (이야기했는데) 환영한다”며 이 대표를 치켜세우기도 했다.

그러면서 권 권한대행은 최재해 감사원장, 박성재 법무부 장관 등 총 14건의 탄핵소추안이 헌법재판소에 계류 중인 상황을 언급하며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까지 가서 헌재가 언제 탄핵소추안을 다 처리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국정 상황을 수습하기 위해서라도 (야당이) 남발했던 정치 공세적 성격이 강한 탄핵소추안은 국회 차원에서 철회해 헌재의 부담을 덜고 국정 마비 상태를 풀어달라”고 요청했다.

권 권한대행은 또 현재까지 3차례의 대통령 탄핵소추 사례를 거론하며 대통령제 개헌 필요성도 강조했다. 그는 “1987년 헌법체제 이후 7번째 대통령을 맞이하고 있는데, 제대로 잘했다는 평가를 받는 대통령이 거의 없는 게 사실”이라며 “그래서 이제는 ‘전부 아니면 전무’(All or Nothing) 게임인 대통령제를 많은 국민 의견이 반영되고 상생 협력할 수 있는 제도로 변경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표 역시 정치 복원을 강조했다. 이 대표는 “양보와 타협을 통해 일정한 합의에 이르게 하는 게 정치의 역할”이라며 “(대통령) 권한대행 체제가 완벽할 수 없기 때문에 국회 1당과 2당이 모두 힘을 합쳐 국정 안정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제가 제안한 국정안정협의체에 권 권한대행이 비관적 생각을 하하는 것 같다”며 “필요한 부분까지도 다 양보할 수 있다. 방안을 좀 강구해달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민주당과 국민의힘이 원내 교섭단체로서는 실질적 협의를 해야 한다”며 “이에 대한 방안도 강구해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민생·경제 회복을 위한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 필요성도 강조했다. 그는 “경제가 어렵기 때문에 잠재성장률에 맞춰 지금까지 형식적인 건전 재정에 매몰돼 정부의 경제 부분에 대한 책임이 미약했다고 생각하고 있다”며 “조속하게 민생 안정을 위한 민생 추경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고 이 부분에 대해 전향적인 검토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한편 이 대표는 권 권한대행과의 인연을 부각하기도 했다. 그는 권 권한대행에 대해 “대학 선배고 어릴 때 고시 공부를 같이 했던, 옆방을 쓰던 선배다. 개인적으로 아주 가까운 사이”라고 소개했다. 이 대표와 권 대행은 중앙대 법대 2년 선후배 사이로, 대학 고시반에서 함께 공부했던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