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선수별로 2명씩 추천위에 참여
- 조경태 “대통령-당 분리 작업을”
- 김상욱 “극우 암덩어리 치료해야”
- 초선 김재섭 위원장 제안 받기도

국민의힘이 탄핵정국 수습의 주도권을 쥐고자 더불어민주당을 견제하지만 ‘집안싸움’을 정리하지 못해 허우적댄다. 내부에서는 12·3 계엄사태를 자행한 윤석열 대통령을 배출한 반성과 사과도 없이 비상대책위원회 출범에만 몰두하는 당 지도부와 중진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거세다.

국민의힘 비상의원총회가 19일 국회에서 열리고 있다. 이날 의원총회에서 의원들은 비상대책위원장 추천위원회를 설치하는 데 합의했다. 김정록 기자 ilro12@kookje.co.kr

국민의힘은 18일 비상의원총회를 열고 비대위원장 인선 논의에 나섰지만 추천위원회를 설치하기로 합의하는 데 그쳤다. 추천위는 선수별로 2명이 참여한다. 당내 6선은 2명뿐이어서 조경태(부산 사하을) 주호영 의원은 자동으로 추천위에 들어갔다. 추천위는 권성동 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와 협의해 비대위원장을 결정한다. 이날 2시간30분가량 진행된 의총에선 비대위원장으로 누가 돼야 한다는 인물론보다는 비대위원장이 차기 전당대회만 관리할 것인지, 차기 대선까지 염두에 두고 당을 이끌 것인지 등을 놓고 여러 의견이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논의 끝에 결국 대선까지 관리하는 비대위원장을 선출하기로 의견이 모아진 것으로 전해졌다.

권 권한대행은 모두발언에서 “지금은 비상 상황이다. 당이 하나된 목소리로 잡음을 최소화하면서 비상 상황을 수습해야 한다. 위기 수습에 적합한 비대위 구성을 위해 의견을 모아달라”고 촉구했다. 비대위 출범으로 현재의 혼란한 상황을 정리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비대위 출범으로 12·3 계엄사태의 마무리를 지으려는 시도는 중단돼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조경태 의원은 이날 “탄핵에 반대했다는 건 계엄을 옹호하고 대통령을 옹호하는 것 아닌가 하는 의혹 또는 의심을 충분히 가질 수 있지 않겠나. 대통령과 당을 분리하는 작업을 비대위에서 해야 한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이에 쇄신 이미지를 가진 초선 김재섭 의원도 중진 의원들로부터 비대위원장 제안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 의원은 공개적으로 탄핵에 찬성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다만 김 의원은 이 같은 제안을 고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김상욱(울산 남갑) 의원은 이날 YTN 라디오에서 비대위원장 인선과 관련, “대통령과 가까웠던 사람, 대통령과 성향을 공유했던 사람, 이번 비상계엄에 책임이 있는 사람은 절대 리더가 돼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국민의힘부터 먼저 고쳐야 한다”며 “정통 보수당으로 보수의 가치를 중심으로 재건되고, 극우라는 암 덩어리를 빨리 치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승민 전 의원도 이날 오전 SBS 라디오에서 비대위원장 인선과 관련 “당에서 반성문 한 장 안 나오고, 자기들끼리 권력 투쟁을 하고 있다”며 “당이 완전히 소멸되는 코스로 가는 것 아니냐. 탄핵에 반대했던 중진을 비대위원장에 앉히면, 당이 속된 말로 골로 가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탄핵하면 이재명한테 정권을 갖다 바친다’, ‘탄핵하면 망한다’는 생각 자체가 너무 잘못된 것”이라며 “잘못했으니까 탄핵을 당하는 것인데 8년 전 탄핵하다 쫄딱 망했으니 이번에도 하면 안 된다는 그런 단세포적인 논리가 어디 있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