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與 일각 “대통령-당 철저히 분리해야”
- 민주 “석고대죄해도 모자랄 판” 공세

탄핵정국을 수습할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에 5선의 권영세 의원이 추대되면서 ‘도로 친윤(친윤석열)당’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국민의힘이 쇄신이나 통합보다 안정을 택하면서 비상계엄의 늪에서 빠져나오는 과정이 녹록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권 비대위원장은 윤석열 정부의 대통령직인수위 부위원장과 초대 통일부 장관을 역임한 인물이다.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에 내정된 권영세 의원이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25일 정치권에 따르면, 권성동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전날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권 의원을 비대위원장에 지명하는 인선안을 발표했다. 지난 16일 한동훈 전 대표가 사퇴한 지 8일 만이다. 권 내정자는 26일 상임전국위원회와 오는 30일 전국위원회 의결을 거쳐 비대위원장에 공식 취임할 예정이다. 공식출범 후에는 비상계엄 사태와 관련한 대국민 사과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권영세 비대위’ 체제를 앞두고 내부에서는 벌써 불만의 목소리가 나왔다. 조경태(부산 사하을) 의원은 의총 후 기자들과 만나 “지금 비대위원장은 대통령과 (당을) 철저하게 분리할 수 있는 그런 인물이어야 한다”며 “비상계엄을 옹호하는 정당 이미지를 반드시 벗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친윤 비대위’를 비판한 셈이다. 안철수 의원도 “어떻게 하면 우리가 정말 영남당, 극우당, 그리고 친윤당이 되지 않을 수 있을지 지혜를 같이 모으겠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도 비판에 나섰다. 강유정 원내대변인은 “내란죄를 저질렀는데 각설이 친윤은 죽지도 않고 계속 돌아온다”며 “내란수괴 배출정당으로 국민 앞에 석고대죄해도 모자랄 판”이라고 말했다. 강 대변인은 “권영세 의원은 비상계엄 사태 직후 한남동 관저에서 내란수괴와 대책 회동을 가질 정도의 ‘찐’ 친윤”이라며 “‘체리 따봉’의 주역 ‘내란 가담 대표’ 권성동 의원을 당대표 권한대행으로 내세운 걸로는 부족한가”라고 따져 물었다. 복기왕 의원도 전날 SBS라디오에 출연해 “(권 의원은) 윤석열 정권 초기 통일부 장관을 지냈고 과거 고시 준비를 하며 윤석열과 호형호제하며 지낸 친윤계 좌장”이라며 “혼란을 더 길게 끌어가려는 운영 방식으로 보인다”고 비꼬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