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정 규모 이상 건축물에 의무적으로 설치하는 미술품이 사라지거나 훼손돼도 처벌할 조항이 없다는 지적(국제신문 지난해 11월 27일 자 1면 보도)에 따라 미술품 원상복구 명령을 따르지 않으면 과태료를 부과하는 내용을 담은 법 개정이 추진된다.

부산 해운대구 엘시티 상가동 건물 앞 공공미술품 ‘부산무한선’. 이원준 기자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김미애(부산 해운대을) 의원은 문화예술진흥법 일부 개정안을 9일 대표 발의 한다고 8일 밝혔다. 현재 문화예술진흥법상 연면적 1만㎡ 이상 건축물의 소유주는 회화·조각·벽화 또는 미술작품으로 인정할 만한 것을 설치하고 관리해야 한다. 작품 비용은 건축비의 1% 이내다. 만약 미술품이 설치된 뒤 훼손·철거·분실되면 지자체가 건축주에 원상회복 조치를 명할 수 있다. 그러나 건축주가 이를 행하지 않아도 처벌을 내리거나 복구를 강제할 수 있는 조항이 없다. 부산에서는 해운대구 엘시티 상가동 앞에 설치됐던 조형물 ‘부산무한선’이 지난해 7월 상가 관리업체에 의해 무단 철거돼 논란이 불거졌다.

이 밖에 북구 대형마트와 연제구 고층빌딩 등에서도 미술품이 사라진 뒤 원상복구가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은 사례가 확인돼 제도 개선 필요성이 제기됐다.

개정안은 원상복구 조치 명령을 이행하지 않은 건축주에게 지자체가 500만 원 이하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도록 했다. 김 의원은 “건축주가 원상회복 등의 조치명령을 이행하지 않더라도 이를 강제할 수단이 없어 훼손·분실 등이 된 미술작품이 그대로 방치되고 있는 실정”이라며 “실효성 있는 미술작품 관리를 위해 개선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