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與 “헌법재판소 공정성 증명해야”
- 野 “尹 복귀땐 파멸” 설전 이어가
- 尹 진술 계엄정당성·사과 담길 듯
- 대리인단 ‘임기 단축’엔 선 그어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변론 절차가 25일 마무리된다. 여야는 각각 탄핵소추의 기각과 인용을 주장하면서 맞섰다. 더불어민주당은 “윤 대통령이 복귀할 것이라는 믿음이야말로 호수에 비친 달 그림자를 쫓는 것”이라며 인용을 촉구한 반면 국민의힘은 “헌재는 국민적 신뢰를 얻기 위해 편향성과 불공정 논란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20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본인의 탄핵심판 10차 변론에 출석해 있다. 공동취재단

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는 윤 대통령 탄핵심판 마지막 변론기일 하루 전인 24일 “헌재가 정리한 다섯 가지 쟁점 모두 위헌·위법”이라며 “계엄 선포, 계엄 포고령 1호, 군대와 경찰을 동원한 국회 활동 방해, 영장 없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수색, 법조인 체포 지시가 그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윤석열이 대통령직에 복귀하는 것은 대한민국을 파멸의 길로 내모는 것”이라며 “헌재가 기각 결정을 내리면 앞으로 어떤 대통령도 기분 나쁘면 언제든지 계엄령을 선포하고 군대를 동원해 정치인과 국민을 체포하고 살해해도 괜찮은 나라가 될 텐데, 헌재가 그런 결정을 내리겠나”고 되물었다.

국민의힘 김대식 원내수석대변인은 “전국 곳곳에서 탄핵 찬반 집회가 개최되고 있다”며 “헌법재판관들은 국민의 목소리를 공정한 판단을 내려달라는 외침으로 들어달라”고 요구했다. 그는 “탄핵심판 과정에서 절차적 공정성이 지켜지지 않았다는 국민적 우려가 커진다”며 “헌재가 스스로 공정성을 증명하지 못한다면 탄핵 심판 판결의 정당성 또한 흔들릴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헌법재판소가 국민적 신뢰를 회복하고 대한민국의 헌정 질서를 바로 세울 수 있도록, 정치적 고려나 여론이 아닌 오직 헌법과 법률에 따라 탄핵 심판 결정을 내려줄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 측과 국회 측은 마지막 변론기일을 앞두고 이날 밤늦게까지 최종 변론 전략을 가듬었다. 윤 대통령은 지난 주말 동안 서울구치소에서 직접 진술문을 작성하며 최후 진술을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본적으로 그간 윤 대통령 측이 주장해 온 계엄 정당성과 함께 기각 때 국정 운영 방안, 국민을 향한 사과 메시지 등이 담길 것이란 추측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윤 대통령이 탄핵소추가 기각되면 임기단축을 전제로 개헌을 약속할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최후진술에서 임기단축을 제안해 헌재로부터 ‘조건부 기각’ 결정을 받으면 이후 국회의 개헌안에 따라 물러난다는 것이다. 하지만 윤 대통령 대리인단 윤갑근 변호사는 “윤 대통령의 뜻과는 다르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탄핵을 면하려 조건부로 무엇을 하겠다는 건 대통령의 방식이 아니다”며 “누군가 자신이 생각하는 하나의 방안을 이야기한 것”이라고 말했다.

국회 측은 윤 대통령 계엄 선포의 위헌성·위법성을 포괄적으로 짚으면서 파면 결정의 필요성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헌재는 양쪽에 2시간씩 종합 변론 시간을 부여하고, 소추위원장인 정청래 국회 법제사법위원장과 피청구인인 윤 대통령에게는 최종 의견 진술을 시간제한 없이 허용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