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총선 전 尹이 2차례 사퇴 요구”

- 이재명 “개 눈에는 뭐만 보여”
- 韓 “국민 지키는 개 될 것” 설전

한동훈 전 대표가 26일 출간한 ‘국민이 먼저다’를 한 시민이 읽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는 26일 출간한 저서 ‘국민이 먼저입니다’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술자리를 함께 했던 의원 상당수가 ‘대통령이 사적인 자리에서 계엄 얘기를 화풀이하듯 하곤 했다’는 말을 했다”고 밝혔다. 한 전 대표는 또 윤석열 대통령이 2023년 12월 말 자신이 비상대책위원장으로 내정됐을 때도 법무부 장관직을 포함한 모든 직의 사퇴를 요구했다고 썼다. 총선 직전인 2024년 1월 사퇴 요구 전에도 한 차례 더 사퇴 요구가 있었다고 처음으로 밝힌 것이다. 사퇴를 요구한 이유는 총선 이후 ‘김건희 특검법’을 수용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오해했기 때문이었다고 한 전 대표는 적었다.

한 전 대표는 또 “고통스러운 마음으로 윤 대통령 탄핵을 찬성할 수밖에 없었다”며 “지금 계엄을 엄정히 단죄하지 않으면 이재명의 계엄을 막을 명분이 없다”고 썼다. 그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에 대한 유죄 판결 확정이 그리 멀지 않은 상황이었고, 시간은 우리 편이었다”며 “그런 상황에서 도대체 무엇 때문에 이런 일을 한 것인지 안타깝고 답답했다”고 적었다. 윤 대통령이 계엄 이유로 꼽은 ‘민주당 폭거’에는 공감한다면서도 “아무리 민주당의 폭거가 극심했다 하더라도 그걸 비상계엄으로 일거에 해결하려는 의도가 대통령 담화에서 드러난 이상 이 계엄은 위헌·위법이었다”고 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6일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사건의 항소심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그러면서 “지금도 계엄을 막으려 한 나를 배신자라고 부르는 프레임 씌우기가 진행되고 있다”며 “하지만 묻고 싶다. 만약 그때 계엄을 해제시키지 못했다면 우리나라, 우리 경제와 안보, 보수진영 그리고 우리 당이 어떤 처지에 처하게 됐을까”라고 반문했다. 지난해 12월 12일 의원총회에서 윤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를 ‘사실상 내란을 자백하는 취지’라고 말한 것이나, 탄핵 가결 직후 당대표 사퇴 요구에 ‘비상계엄 제가 내렸습니까’라는 취지로 말한 것 등에 대해서는 “지나고 보니, 내가 말하지 않았으면 좋았을 것”이라고 토로했다.

한편 이재명 대표는 이날 오전 자신을 겨냥해 “계엄 등 극단적 수단을 쓸 수 있다”고 언급한 한 전 대표에게 “부처 눈에는 부처가 보이는 것이고, 개 눈에는 뭐만 보인다고 한다”고 비판했다. 그러자 한 전 대표는 개인 SNS에 “기꺼이 국민을 지키는 개가 되겠다”며 “재판이나 잘 받으십시오”라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