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천호 “헌재 때려부숴야” 발언
- 야5당 공동으로 파면 촉구 집회
- 이재명 “법치주의 부정은 반동”

헌법재판소의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 선고를 앞둔 3·1절, 광장은 극명하게 양분됐다. 특히 탄핵 찬성과 반대여론이 극단적으로 대치하는 가운데 여야 정치권의 장외 여론전에 뛰어들면서 탄핵심판 결정 선고 이후 상당한 후유증이 우려된다.

3·1절 106주년인 지난 1일 윤석열 대통령의 파면과 복귀를 각각 촉구하는 대규모 집회가 서울에서 열렸다. 더불어민주당 등 야5당은 이날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인근(왼쪽 사진)에서, 대한민국바로세우기 국민운동본부는 이날 세종대로 일대에서 각각 집회를 열었다. 연합뉴스

지난 1일 서울 광화문과 여의도에서 각각 열린 탄핵 반대 집회에선 여당 의원 40여 명이 참여해 좌파 세력 척결과 윤 대통령의 즉각 복귀를 촉구했다. 야5당과 시민사회는 안국역 헌법재판소 인근에서 윤 대통령 파면을 촉구하는 집회를 열면서 양 진영의 세 대결 양상이었다.
　
국민의힘 김기현·나경원·윤상현·추경호 등 당 소속 의원 37명은 이날 손현보 부산세계로교회 목사가 이끄는 보수성향 기독교단체 ‘세이브코리아’가 주최한 여의도 집회에 참석했다. 부산에선 이헌승(부산진을) 박수영(남) 김미애(해운대을) 정동만(기장) 박성훈(북을) 조승환(중영도) 의원, 경남 박대출(진주갑) 정점식(통영고성) 강민국(진주을) 서일준(거제) 김종양(창원의창) 서천호(사천남해하동) 의원, 울산 김기현(남을) 의원 등 10여 명이 참석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 중 일부는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가 이끄는 대한민국바로세우기운동본부 광화문 집회에도 참석해 연설했다.
　
김기현 의원은 “3·1절 조선 독립을 백성이 이뤄냈던 것처럼 대한민국 살리는 것도 여기 모인 여러분”이라며 “나라 살리기 위해서 내가 고통스럽더라도, 가시밭길이라도 가겠다고 결단한 (윤 대통령의) 지도자 모습을 봤다”며 ‘윤 대통령 복귀’를 외쳤다. 나 의원은 “대한민국은 ‘좌파 강점기’에 들어서고 있다”며 “입법·사법·언론에 암약하고 있는 좌파 기득권 세력을 척결하자”고 말했다. 이날 집회에선 “헌법재판소를 때려부수자”는 극단적 발언도 나왔다. 경찰 고위직(치안정감) 출신인 서천호 의원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선거관리위원회 헌법재판소가 불법과 파행을 자행해왔다. 모두 때려부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더불어민주당은 2일 논평을 내고 “국민의힘은 제2의 내란을 꿈꾸는 것이 아니라면 서 의원을 즉각 제명하라”고 촉구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한 야5당은 종로구 안국동 헌법재판소 인근에서 공동으로 대규모 집회를 열어 윤 대통령 파면과 국민의힘 심판을 주장했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12월 3일 내란의 밤이 계속됐다면 저는 아마 연평도로 가는 깊은 바닷속 어딘가에서 꽃게 밥이 됐을 것이다”며 “아직 내란은 끝나지 않았다. 빛의 혁명도 완성되지 않았다. 함께 손잡고 상식과 도의를 복구하자”고 밝혔다. 그러면서 “보수는 지켜야 할 가치와 질서를 지키는 것이기에 헌정질서와 법치주의를 부정하는 것은 결코 보수일 수 없다. 수구조차도 못 되는 반동일 뿐”이라고 비판했다.
　
조국혁신당 김선민 대표대행은 “윤석열 파면은 끝이 아니라 새 역사의 시작”이라며 “내란 세력을 제외한 모든 정당과 시민 사회가 단단히 연합해 압도적 승리로 집권해야 한다”고 정권 교체를 다짐했다. 야권 집회 참석자들은 “내란 종식 민주 수호 윤석열을 파면하라” “헌정 파괴 극우세력 이 땅에서 몰아내자” 등 구호를 외쳤다. 민주당은 이날 집회에 소속 의원 130여 명이 참석했다고 밝혔는데 PK 야권에선 허성무(경남 창원성산) 윤종오(울산 북) 의원 등이 참석했다.
　
같은 날 부산에서 탄핵 찬반 집회가 열렸다. 이날 ‘윤석열 퇴진 부산행동’은 부산진구 서면 동천로 일대에서 ‘내란수괴 윤석열 즉각퇴진 부산시민대회’를 열었다. 주최 측 추산 참석자 600여 명은 집회를 마친 뒤 부산진구 송상현 광장까지 1.3㎞ 구간을 행진했다. 보수 성향 기독교 단체 ‘세이브코리아’도 이날 부산역 광장에서 ‘제6차 구국기도회’를 열었다. 주최 측은 2000명가량이 참석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