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탄핵 찬성’ 반감 보수층 달래기
- ‘87체제 극복’ 개헌필요성 강조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가 당 대표에서 사퇴한 지 76일 만에 “보훈과 안보를 목숨처럼 여기는 정치를 하겠다”는 메시지와 함께 공개 행보를 재개했다. 그는 2일 서울 종로구의 한 극장에서 친한(한동훈)계 인사들과 제2연평해전을 소재로 한 연극 ‘바다는 비에 젖지 않는다’를 관람하기 전 “소극장에 모인 이 마음이 결국 대한민국을 더 안전하고 강하게 만들 것이라고 확신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국민의힘 한동훈(가운데) 전 대표가 2일 서울 종로구 대학로의 한 극장에서 제2연평해전을 다룬 연극 ‘바다는 비에 젖지 않는다’를 관람하기 전 윤종성 전 국방부 천안함조사단장과 대화하고 있다. 오른쪽은 국민의힘 배현진 의원. 연합뉴스

한 전 대표는 여권을 중심으로 논의되는 개헌 필요성에도 힘을 실었다. 다만 권력 구조 개편보다는 ‘87체제 극복’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한 전 대표는 “우리가 보훈을 얼마나 중요시하고 제복 입은 영웅들을 얼마나 예우하는지가 우리를 더 안전하고 강한 나라로 만들 것“이라며 대통령 임기 축소와 함께 헌법상의 순직 군인 이중배상금지 조항 삭제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견제를 위한 개헌을 주장했다. 앞서 헌법재판소가 감사원의 직무감찰 대상에 선관위를 포함하지 않은 것을 두고 개헌을 통한 선관위 감시 필요성도 언급했다. 한 전 대표는 “독립성은 중시하되, 개헌으로 감사원의 감사 범위를 선관위까지 넓히는 방안을 도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전날에는 SNS에 선관위를 겨냥해 “비상대책위원장과 당 대표를 거치며 사전투표도 관리관이 직접 날인토록 하고, 사전 투표를 없애고 대신에 본투표 기간을 연장해야 한다고 공개적으로 주장해 왔다”고 썼다.

정치권은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에 공개 찬성한 한 전 대표가 두 달 만의 공개 행보에서 안보와 개헌을 부각하면서 자신에 반감을 가진 보수 지지층 달래기에 나섰다는 분석을 내놨다. 한 전 대표는 5일 서울 홍대입구역 인근에서 저서 ‘국민이 먼저입니다-한동훈의 선택’ 북 콘서트를 연다.

사실상 대권 행보에 나선 그는 개헌 논의에 유보적인 반응을 보이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을 비판했다. 그는 “그분은 5년간 범죄 혐의를 피하고 싶은 것 아닌가”라며 “계엄선포가 대단히 잘못됐다는 입장은 변한 게 없지만 이 대표와 민주당이 헌법을 무시하고 유린하는 폭거를 한 것 역시 대단히 비판받아 마땅하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