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野는 직무 감찰 제외 법안 맞불
- 이낙연 “거야 침묵 불신 부를 것”
- ‘세컨폰’ 前사무총장 놓고도 충돌
감사원의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감사 결과가 나온 뒤 여당은 ‘선관위 감시와 개혁’에 열을 올리는 반면 야당은 선관위의 독립성 강화에 초점을 맞추되 다소 조용한 반응을 보여 대조를 이룬다. 특히 여당은 헌법재판소가 감사원의 선거관리위원회 직무 감찰이 ‘권한 밖’이라는 결정을 내놓은 것을 계기로 ‘선관위가 성역이냐’는 취지로 공격한다. 감사원 감사에선 선관위가 최근 10년간 진행한 291차례 경력직 채용에서 878건에 이르는 규정위반이 적발되고, 김세환 전 선관위 사무총장이 정치인 연락용 ‘세컨드 폰’을 사용한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됐다.
여권에서 유독 선관위 비판에 열을 올리는 것은 ‘선관위 논란’이 윤 대통령 탄핵 심판과도 연결될 수 있는 이슈이기 때문이다. 윤 대통령은 “비상 계엄 당시 부정선거 의혹 실체 규명을 위해 선관위에 계엄군을 투입했다”고 증언했는데, 이는 탄핵 심판의 중요한 쟁점이다.
여당 강성 지지층 사이에서는 여전히 부정선거 의혹이 큰 이슈인데, 이번 논란으로 헌재와 선관위 쌍끌이 흔들기를 시도하는 모습이다.
여권 잠룡들 역시 선관위를 집중 비판하며 지지층 결집에 나섰다. 한동훈 전 대표는 지난 2일 “개헌으로 감사원의 감사 범위를 선관위까지 넓히는 방안을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오세훈 서울시장은 “선관위원장을 법관이 아닌 전문가 등에 개방하고 국회가 선관위를 견제할 수 있도록 법 개정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은 선관위 비위를 감사하는 특별감사관을 설치하는 내용의 법안 발의에 나섰다. 박수민 원내대변인은 3일 “특별감사관법을 당론 추진하기로 했고, ‘선거 시스템 특별점검법’도 (발의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국민의힘은 국정조사와 선관위 사무총장 인사청문회 도입도 추진할 방침이다. 조용술 대변인은 논평에서 “국정조사나 특별감사관제도 등을 통해 선관위의 부패 사슬을 끊어내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지난달 29일 ‘선관위를 감사원 직무 감찰 범위에서 명시적으로 제외’하는 감사원법 개정안을 발의하는 등 선관위 견제보다는 독립성 강화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그러자 이낙연 새미래민주당 상임고문은 개인 SNS에서 “압도적 다수 의석의 야당이 이 문제에 침묵하는 것은 아무래도 이상하다”며 “아무도 책임지지 않고 제대로 처벌받지도 않는다면, 선관위는 국민의 신뢰를 잃고, 성실하게 노력하며 일자리를 구하는 청년들에게 죄를 짖는 일”이라고 직격했다.
이런 가운데 세컨드폰 논란의 당사자 김세환 전 선관위 사무총장이 지난해 인천 강화군수 보궐선거에서 국민의힘 후보 경선에 나선 것을 놓고 여야는 충돌했다. 민주당 채현일 의원은 이날 개인 SNS에서 “‘세컨드폰’ 논란은 결국 국민의힘의 비리를 스스로 입증하는 결과로 돌아왔다”고 비판했다. 반면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은 “(김 전 사무총장은) 기회주의적으로 기웃거렸을 뿐, 최종 후보가 되지도 못했다”며 “문재인 정부에서 임명했으니 차명폰으로 누구와 통화했겠나”라고 반박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