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퇴요구에 심 총장 “사유 안돼”
- 민주, 대검항의방문 등 비상대응
- 김경수 ‘尹 파면촉구’ 단식농성

법원의 구속취소 결정으로 윤석열 대통령이 석방되면서 야당은 비상대응에 총력을 기울였다. 더불어민주당 등 야 5당은 윤 대통령 석방을 지휘한 심우정(사진) 검찰총장을 10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직권남용 혐의로 고발했다. 민주당은 심 총장을 탄핵하는 카드도 검토하지만 ‘탄핵남발’ 프레임을 두고는 고심이 깊다.

민주당과 조국혁신당, 진보당, 기본소득당, 사회민주당 등 야 5당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심 총장을 향해 “윤석열을 풀어주고 즉시 항고를 포기한 것은 직권남용”이라며 “심 총장이 내란 공범임을 자백한 것이다. 구속취소 결정을 놓고 상급심에서 충분히 다퉈볼 수 있는 상황에서 너무나도 손쉽게 투항했다. 내란수괴를 풀어주기 위한 검찰의 큰 그림”이라고 지적했다. 야 5당은 지난 1월 윤 대통령 기소 당시 심 총장이 전국 검사장 회의를 열어 시간을 지체해 법원의 이번 결정에 빌미를 제공한 데다 특별수사팀의 ‘즉시 항고’ 주장도 묵살한 채 항고를 포기, 석방 지휘를 했다고 비판했다.

민주당 이용우 의원은 “특별수사본부는 지침에 근거해 독립적 수사를 할 수 있다. 수사팀의 입장은 명확했는데 (심 총장이) 찍어 누른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심 총장이 항고하지 않은 것이 적법하다는 입장을 낸 것에도 “부당한 내사 종결 지휘나 사건 이첩 지시, 사건을 (수사하지) 못 하게 한 것을 놓고 직권남용죄를 물은 선례가 있다”고 반박했다. 검찰 출신인 박균택 의원은 “즉시 항고가 위헌이라는 심 총장의 주장은 본인이 헌법재판관 역할을 하겠다는 주장으로 본분을 벗어난 사법농단이자 망동”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당은 이날 오전 심 총장이 “탄핵·사퇴 사유가 되지 않는다”고 밝히자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민주당 내란진상조사단장인 추미애 의원과 서영교 의원 등은 이날 대검찰청을 항의방문하는가 하면 당은 12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를 열고 심 총장을 불러 현안질의를 여는 방안도 추진한다.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비상 의원총회에서 심 총장을 향해 “모든 것을 남 탓으로 돌리는 윤석열 정부의 검찰총장답다”며 “직권남용 혐의 고발 조치에 그치지 않고 책임을 묻겠다”고 압박했다.

야권 잠룡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도 전날부터 서울 광화문에서 윤 대통령 파면 촉구 단식농성에 들어갔다. 김 전 지사는 “수십 년 동안 유지된 관행이 피의자 인권 보호 차원에서 결론이 내려졌다는 건데, 그게 왜 대통령인가”며 “이 단식 농성이 (윤 대통령이) 탄핵될 때까지 국민의 뜻을 하나로 모으는 기폭제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민주당 김두관 전 의원도 이날 김 전 지사의 농성을 찾아가 격려했다.